[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미스 코스타리카 출신 야스민 모랄레스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오스카르 아리아스 산체스(78)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핵 군축 활동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알렉산드라 아르세 본 에롤드가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4일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 아리아스 전 대통령에 대한 성폭행 및 성추행 고소가 2건으로 늘어났다.
모랄레스는 소장을 통해 지난 2015년 아리아스 전 대통령에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모랄레스는 3명의 변호사로부터 코스타리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리아스 전 대통령에게 소송을 걸지 말라는 조언을 받았지만 최근 아리아스 전 대통령에 대한 연이은 피해 폭로에 용기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모랄레스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리아스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최소 6명이라고 보도했다. 1980년대에 방송 기자로 일했고 1986년 대선 때 아리아스 캠프에서 언론 보좌관을 맡았던 노노 안티욘, 책 편집자인 마르타 아라야 등이 포함돼 있다.
아리아스 전 대통령은 여성들의 연이은 피해 주장에 성명을 통해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아리아스 전 대통령은 1986∼1990년과 2006∼2010년에 코스타리카 대통령을 지냈으며 중미 좌·우파 간의 내전 종식을 중재한 공로로 198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