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러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오브 헤지펀드`(Fund of Hedge Funds)가 보편화되면서 일반인들도 헤지펀드의 투자세계에 동참할 수 있게 됐다. 물론 펀드 오브 헤지펀드의 최소 투자규모도 적은 것은 아니지만 단일 헤지펀드에 비해서는 문턱이 낮고 감내해야 하는 리스크에 있어서도 분산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눈여겨볼 만 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헤지펀드에 대해서는 빗장이 닫혀 있지만 펀드 오브 헤지펀드 투자는 가능해 한창 금융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에는 큰 손들에게 대안투자로 각광받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 헤지펀드 도입을 앞두고 기관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펀드 오브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를 세운 바 있는 강창주 하나대투증권 상무와 함께 헤지펀드 투자의 ABC를 알아 본다.
◇ 목표수익률부터 세워라
모든 투자가 그렇듯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투자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목표 수익률을 얼마로 잡을 것인지, 어느 정도의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펀드에 대한 기본적 지식 정도는 미리 익혀두는 것도 중요하다. 헤지펀드의 특성과 운영방법, 주로 사용하는 전략 쯤은 체크해봐야 한다.
특히 헤지펀드는 국내에 아직 충분한 히스토리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은 만큼 해외사례와 리스크 요인을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겠다.
◇ 다양한 전략을 한번에..FoHFs 추천
투자목적을 세웠다면 다음은 펀드 선택 단계다. 우선 고려할 점은 어떻게 운영되는 펀드를 선택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헤지펀드는 운영방식에 따라 크게 SMHF(Single Manager Hedge Fund)와 FoHFs로 나눌 수 있다. 투자자격이 덜 까다로운 데다 다양한 자산과 전략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FoHFs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강 상무는 "펀드오브헤지펀드는 하나의 펀드에 투자해도 자산과 전략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헤지펀드에 처음 투자하는 초보자는 물론 좀 더 높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주의할 것은 하위 펀드 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다변화된 자산이나 전략에 투자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다. 하위 펀드 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펀드별 자산과 전략이 중복되면서 서로 상쇄되거나 오히려 반대 방향에 투자한 꼴이 될 수도 있다.
강 상무는 "하위 펀드 숫자가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략 30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 나가는 돈 챙기는 건 기본
당연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일반적으로 헤지펀드의 수수료는 관리보수(management fee)와 성과보수(incentive fee)로 구성된다. 관리보수는 순자산의 1~2% 선에서 미리 결정돼 있는 경우가 많지만, 성과보수의 경우 펀드마다 편차가 크다. 따라서 주로 살펴봐야 할 부분은 성과보수다.
헤지펀드는 운용자에게 모든 것이 일임되는 특성상 보통의 펀드에 비해 성과보수 규모가 크다. 대개는 펀드 순자산 순증분의 20% 정도가 운용자의 보수로 나가는데, 적게는 5%에서 많게는 25%까지 지급되기도 한다. 보수가 적정한 지 여부는 목표수익률과 운용자의 능력 등을 살펴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전기에 성과보수를 지급했던 자산을 기준으로 그 이상의 수익이 발생한 경우에만 성과보수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하이 워터 마크(High Water Mark)나 성과보수를 부과하기 위한 최소 수익률(Hurdle Rate) 등에 대한 규정이 있는지도 살펴볼 일이다.
이같은 규정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내야 보수가 지급된다는 점에서 이로울 때도 있지만 수수료가 언제 나갈지 불명확할 수도 있어 득실을 비교해봐야 한다.
◇ 이런 것도 한번쯤..`규모와 다른 투자자`
펀드의 규모와 수익자 구성도 살펴볼 요인이다.
펀드는 무조건 클수록 좋다. 그만큼 안정성이나 수익성 면에서 검증받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
펀드의 수익자 구성을 살펴봐야 한다는 건 나 말고 다른 투자자들이 어떤 성격을 지닌 기관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IB나 구조화채권의 비중이 높으면 그들의 필요에 따라 자금의 출입이 활발할 수 있다. 반면 PB나 연기금의 투자비중이 높다면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펀드일 가능성이 높다.
강 상무는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환매조건은 얼마나 까다로운지, 자산과 전략이 어떻게 분산돼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크고 쉽게 환매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자산에 고루 투자하는 펀드가 좋다"고 말했다.
◇ 기본 전략 유지하되 움직임은 재빠르게
펀드를 고르고 돈을 맡기는 것이 투자의 끝은 아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운용스타일과 자산 리밸런싱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체크해야 하는 것.
강 상무는 "성과가 부진하다고 해서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 운용 스타일이 자주 바뀌는 것은 좋지 않다"며 "반면 시장 상황에 따라 민첩하고 융통성있게 움직이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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