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호의 ELW 교실)⑬ 투자자의 오해 (1)

신승호 기자I 2007.01.08 11:47:46
[이데일리 신승호 칼럼니스트] 지난 칼럼 (‘⑫ LP와 내재변동성의 변동’)에서 ELW의 가격을 결정하는 가격결정요소 6가지 (기초자산의 가격, 행사가격, 만기시점까지의 잔존기간, 시장금리 수준, 기초자산의 변동성, 기초자산의 배당률) 중 LP의 유동성 공급활동과 델타헤지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개념인 변동성, 특히 내재변동성 (Implied Volatility)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살펴보고 ELW의 내재변동성이 변동하는 이유 등에 대해 점검했다. 

필자는 지난 한해 업계 종사자로서 국내 ELW 시장의 기대이상의 성장을 경험했다. 하지만, 실제 ELW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아직도 ELW 투자자들이 ELW라는 유가증권에 대해 하나의 투자수단으로서 그 특성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나아가 지금의 ELW 시장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 이었다고 평가되는 유동성공급자(LP) 제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LP의 각종 유동성 공급활동에 대해 여러 가지 불만을 토로하는 ELW투자자를 보며 매우 안타까웠던 순간들이 있었다.

이에 필자는 앞으로의 칼럼에서 투자자들이 흔히 가지게 되는 ELW투자 및 LP활동과 관련한 오해들을 정리해봄으로써 ELW투자와 LP제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여 건전한 ELW 투자문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1) ELW가 외가격(OTM)으로 만기 종료되면 투자자는 항상 손해?

콜 ELW가 외가격(OTM)으로 만기 종료되어 만기 ELW당 상환금액이 0원으로 끝났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해당 ELW의 투자자들이 투자금액 전액을 손실 보았다고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투자자가 투자금액 전액을 손실 보게 되는 경우는 만기 이전 특정 가격에 ELW를 매입하여 중도 매매 없이 만기 시까지 보유했지만 주가가 행사가격 이하로 끝나 (콜ELW의 경우) 만기상환금액이 0원으로 결정될 때에만 발생하게 된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도 ELW 투자자의 대부분이 단기적인 매매에 치중하는 현재의 투자 관행을 감안할 때, 만기상환금액이 0원으로 결정됐다고 해서 투자자가 투자자금 전액을 손실 본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ELW 투자자의 손익여부는 ELW가 외가격(OTM)이나 내가격(ITM)으로 만기종료 됐느냐 여부가 아니라 ELW를 어느 시점에 매입하여 언제 다시 재매도 하거나 만기상환을 받았는지 하는 매매 시점과 더욱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아래 예시를 통해 극단적인 사례를 한번 가정해 보자. 아래와 같이 2006년 6월 20일 1,520원에 발행되어 상장 후 2006년 6월 23일에매매가 시작되어 만기 시 주가가 행사가격 이하로 끝나 상환금액이 0원으로 끝난 ELW의 예시다.
 
극단적이기는 하나 투자자가 아래 표시된 빨간 시점에 매입하여 파란 시점에 매도하는 행위를 반복했다고 가정하자. ELW 만기상환금액이 0원으로 끝났다고 하나 과연 투자자가 투자 손실을 보았다고 쉽게 얘기할 수 있을까?

(예) 한국 6189 엘지전자 콜 워런트

· 행사가격 : 67,000원
· 현재가격 : 57,600원 (최종거래일 종가)
· 전환비율 : 0.20
· 발행수량 : 7,000,000주
· 워런트가격 : 5원 (최종거래일 종가)
· 최종거래일 : 2007년 1월 4일
· 만기평가가격 : 최종거래일 포함 직전 5 영업일 종가 평균
· 유동성공급자 : 한국투자증권

 



2) 상장 후 최초 매도가격이 발행가격 보다 높으면 LP에 이익?

(예) 하나 6159 우리금융지주 콜 워런트
 
· 행사가격 : 22,000원
· 현재가격 : 21,750원 (2006년 12월 18일 11시 13분경)
· 전환비율 : 0.50
· 발행수량 : 3,400,000주
· 발행가격 : 900원
· 최초매도가격 : 1,130원 (2006년 12월 18일 11시 13분경)
· 최종거래일 : 2007년 6월 15일
· 만기평가가격 : 최종거래일 포함 직전 5 영업일 종가 평균
· 유동성공급자 : Credit Suisse (CS증권)
 
지난 칼럼 (‘⑥ 시장 참여자와 그 역할’)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ELW의 발행가격은 발행사와 LP가 ELW의 발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초자산 종목과 발행조건을 감안하여 유가증권신고서 및 상장심사 등의 서류작업을 위해 실제 발행 및 상장 이전에 사전에 결정된다.
 
즉, 발행조건 결정 당시에 시장상황을 감안 ELW 가격결정요소 6가지를 고려하여 결정된다. 다시 말해, 발행가격 결정 시점과 ELW 상장 시점 사이에 시장상황이 변화하여 ELW 가격결정요소가 변동하게 되면 최초 상장일에 LP에 의해 제시되는 매수매도 가격이 ELW의 발행가격과 차이가 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일일 것이다.

6가지 가격결정요소 중 ELW 상장 시 매매가격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주가와 내재변동성일 것이다. 직관적으로 설명해서 행사가격은 이미 고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내재변동성이 변동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발행가격 결정 이후에 주가가 상승한 경우 ELW이론 가격이 상승하여 상장 시 발행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매매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발행가격 보다 높은 가격에 ELW가 매매되는 것이 LP에게 이익이 될까? 질문에 대답을 하기 앞서 또 다른 질문을 던져보자.
 
만일 어떤 콜ELW가 발행가격 결정시점 보다 주가가 하락하여 상장일에 매매가격이 발행가격 보다 낮게 형성되어 매매됐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LP는 손해를 입게 될까? 두 질문 모두에 대한 대답은 ‘관계없다’일 것이다.
 
지난 칼럼(‘⑩ LP와 델타헤지 (I)’)에서 설명을 했듯이 LP는 ELW가 실제 매도된 이후에 델타헤지를 시작하여 변동성 (Volatility) 거래를 수행하기 때문에 실제 ELW를 매도하는 시점의 내재변동성 수준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며 실제 어떠한 가격에 매도되었느냐 하는 점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상장 ELW의 발행가격이란 발행사가 ELW를 발행하는 주체로서 유가증권신고서 등 발행절차를 밟는 데 필요한 형식적인 부분이며 실제 LP나 투자자의 손익을 판가름 하는 잣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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