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정부는 대토(代土)농지로 인한 토지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 대토농지 요건을 완화하고 양도세 감면세액을 크게 축소키로 했다.
대토농지란 자경농민이 경작상 필요에 의해 경작하던 농지를 팔고 대체 취득한 농지를 말한다. 요즘에는 주로 택지개발 등 토지수용으로 인해 대토농지가 발생한다. 업계에서는 지난 5년 동안 풀린 41조원 규모의 토지보상비 가운데 절반 정도가 토지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대토농지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새로 취득하는 농지 면적이 ▲양도하는 농지 면적 이상이거나 ▲양도하는 농지 가액의 2분의 1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양도하는 농지 면적의 2분의 1 이상이거나 ▲양도하는 농지 가액의 3분의 1 이상이면 된다.
양도가액이 3억원인 1000평 짜리 논을 팔고 대토농지를 구입할 경우 현재는 1000평 이상이거나 1억5000만원 이상짜리 농지를 사야 하지만 앞으로는 500평 이상이거나 1억원 이상짜리 농지만 사면 된다.
이와 함께 양도세 비과세 감면한도도 무제한 감면에서 앞으로는 8년 자경농지와 같은 수준인 5년간 1억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5년 후에 팔고, 5년 동안의 세액이 1억원을 넘으면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처럼 정부가 대토농지의 양도세 비과세 규정을 바꾼 것은 대토농지에 보상금과 부동자금이 몰리면서 땅값을 부추기는 이른바 `보상금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실제 판교에서 풀린 보상금(2조5189억원)의 상당부분이 용인 이천 여주 등지의 농지로 유입되면서 땅값이 크게 올랐다.
정부는 이와 함께 토지수용시 현금보상은 줄이는 대신 채권 및 현물보상은 늘리기로 했다. 부재지주에게는 3000만원을 넘는 보상금은 모두 채권(3년 만기 토지보상채권)으로 보상하고, 현금보상 대상인 원주민이 보상금을 일정기간 예탁할 경우 상업용지 우선 분양권을 줄 방침이다. 이같은 방식은 올 12월 보상에 들어가는 행정도시(4조2000억원)부터 적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