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역대 최대 실적 자동차, 내년은?
최근 승승장구했던 자동차 업종은 내년부터 실적 성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자동차를 내년 실적 저하 업종으로, 한국신용평가(한신평)와 NICE신용평가(NICE신평)는 실적 유지 업종으로 꼽았다.
자동차 업종 중 현대차(005380)는 올해 글로벌 시장지위 개선과 우수한 수익성 유지 등의 영향으로 신평사 3사 모두로부터 신용등급이 ‘AAA’로 상향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매 호조에 환율 효과까지 이어지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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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역시 내년부터 강화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시행되는데 이에 따른 친환경차 판매 경쟁 심화는 물론 규제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부과될 벌금에 대한 우려도 높다. 중국도 높은 관세를 피하고 현지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이나 신흥국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이 역시 중단기 경쟁 심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률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인센티브 상승과 보편 관세 부과, 유럽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에 따른 일정 수준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다”면서 “업계 실적은 올해 대비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철강·해운도 트럼프 직격탄
철강과 해운업종 역시 신평사 두 곳 이상에서 내년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전망한 업종이다. 해운 역시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비롯해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역, 중동 분쟁 장기화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경제블록화 강화는 해상물동량을 전반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또 올해 해운 업황을 지지했던 파나마·수에즈 운하 통행제한도 완화하고 있으며,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으로 실적 저하는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선사들의 실적 저하가 뚜렷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시황 하방 압력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철강 역시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통상위험 가능성이 높은 업종 중 하나다. 여기에 대내외 경기둔화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수요 개선 폭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정부 과거 행적과 통상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철강 수출시장의 통상압박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부동산경기 회복 지연으로 철강소비 침체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역시 건설경기 냉각과 제조업 생산 둔화로 부진한 철강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익수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주요국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수요 개선여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트럼프 2.0 출범으로 철강 통상환경의 불확실성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유통업 역시 NICE신평과 한신평 두 곳에서 내년 실적 저하가 예상되는 업종으로 꼽혔다. 침체된 소비가 회복되기 어려워 보이는 것은 물론, 온라인 시장 성장 둔화 속 일부 상위업체를 중심으로 시장 구도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026년까지 민간소비는 성장률 2% 미만의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소비심리는 당분간 크게 살아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비금융업종 중 신평사 최소 한 곳에서 내년 실적이 저하될 것으로 언급된 업종은 2차전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