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결과였다. 전주는 보수정당에 불리한 지역구지만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고 김 후보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전주시장 후보로 득표율 15%를 얻은 전례가 있다. 울산은 김 대표의 지역구(남구)인 데다 국회의원 6석 가운데 5석을 국민의힘이 채울 정도로 ‘보수 텃밭’이다.
이번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달 8일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정식 지도부를 출범시켰지만, 전열 정비를 이끌어야 할 당 지도부는 설화를 자초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 반대에 이어 제주 4·3 사건을 “국경일보다 격 낮은 추모일”로 칭했다가 한 달 자숙에 들어갔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양곡관리법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제시했다. 산불이 났는데도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지사는 골프연습장에 갔고 김영환 충북지사는 술자리를 했다.
여기에 주 69시간 근로시간제 개편 등을 두고 빚어진 정책 혼선까지 겹치며 당 지지율은 내리막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3월 첫째 주 39%였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4월 첫째 주 32%로 하락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국 당 내에서 김 대표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을 다잡아야 할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후에야 김 대표는 지도부에 엄중 경고하고 김 지사에 대한 당무 감사를 지시했다.
전당대회 기간 김 대표는 “이번에 뽑힌 당대표는 확고한 리더십을 갖고 당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기현 리더십’은 시험대에 올랐다. 그가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해야 국민의힘도 악몽에서 깨어나 내년 총선에서 조금의 희망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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