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보다 강 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첫번째 현안과제로는 부동산 규제 및 전방 산업 침체로 악화된 실적회복이 첫손에 꼽힌다. 대리점법 위반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의 행정소송도 진행해야 한다. 국내 가구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하는 데 있어 강 신임 회장이 지금의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지난달 31일 최양하 전 회장은 25년 간 이끌어 온 한샘의 회장직을 내려놓고 퇴임했다. 최 회장은 직원들에 “지금까지 한샘의 50주년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 50주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결정을 내렸다”고 입장을 전달했다.
최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아, 강 신임 회장이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전문경영인의 자리에 오른다.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강 신임 회장은 1995년 한샘에 입사해 2005년 한샘 인테리어사업본부 본부장을 거쳐 2013년 한샘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2015년 12월부터 한샘 부회장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가구업계로는 최초의 종합 인테리어 전시장인 ‘한샘 플래그숍’을 기획한 주인공으로 알려져있다.
그런 강 신임 회장에게는 우선 ‘실적 회복’이 급선무다. 한샘은 국내 가구업계로는 최초로 2017년 매출액 2조원(2조625억원)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썼었다. 그러나 이듬해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매출액이 1조 9285억원에 머물렀으며, 올해 역시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이 1조 2638억원에 그치고 있다.
실적 회복을 위해, 한샘의 미래 사업인 리하우스 사업(리모델링)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최양하 회장 역시 퇴임을 앞두고 “리하우스 사업은 우리의 10년을 책임지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욕실·창호·바닥재를 비롯해 집 전체의 △설계 △발주 △AS 등 인테리어의 전 과정을 서비스하는 ‘리하우스 패키지’는 월 평균 1000세트 정도가 팔리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한 상태다. 여기에 대리점 영업을 지원하는 ‘상생형 한샘리하우스 대형쇼룸’을 현 22개에서 2020년까지 50개로 확대하고, 대리점 또한 500개까지 늘려 나간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본격적인 사업확장과 경영 안정화도 도모한다. 1990년대 중반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 사업으로 중국에 진출했으나 별 소득을 얻지 못한 한샘은 대도시를 거점으로 대형 직매장을 출점하면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분야에 눈을 돌렸다.
중국 가구기업인 ‘멍바이허’ 등 현지 투자자들에 총 5000만 위안(한화 약 8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중국 현지법인인 ‘한샘투자유한공사’는 2020년까지 1억2000만 위안(205억원)을 투자받을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4개 매장(상해 1개·항주 2개·우한 1개)을 향후 20개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외에도 한샘은 불공정거래 논란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지난달 공정위는 한샘이 대리점들과 사전협의가 없이 부엌과 욕실 전시매장 관련 판촉 행사를 진행하고 관련 비용을 대리점들에 일방적으로 부담시켰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억 56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한샘은 “공정위의 결정은 한샘이 운영하는 상생형 표준매장의 특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않은 결과”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일각의 오해를 바로 잡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한샘은 새로운 수장이 자리를 잡기까지 연착륙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대외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임 회장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낼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