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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지난 15일 박 대표의 압박에 시달려 안락사를 시행해온 내부고발자 A씨의 증언을 토대로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A씨는 법적 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 내부제보자로 나서 박 대표에 관한 일을 셜록 측에 제보한 바 있다.
A씨는 셜록 측에 “보호소 여력을 갖춰놓고 구조해야 하지만 박 대표는 동물 구조와 단체 확장에만 집중했다. 보호소에 있는 개체들의 복지나 처우는 뒷전이고, 새롭게 구조할 동물만 찾았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포보호소 이전’ 사건은 A씨가 마음을 돌린 시발점이었다.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박 대표가 허가 없이 김포 부지에 동물보호소를 강행한 결과 2015년 김포보호소는 행정당국의 철거 명령을 따라야 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공무원들이 부지를 확인하러 오기 전, 김포에 있는 60마리의 개체를 빼라고 지시했다. 당시 개체들을 옮길 임시보호소는 마련되지 않았다.
철거 기한이 다가오자 오갈 곳 없어진 보호소 개체들은 화물 자동차인 탑차에 실렸다. 셜록 보도에 따르면 개 60마리는 좁은 케이지에 갇힌 채 한나절 이상을 탑차에 타 있었다. A씨는 셜록 측에 “박 대표는 비닐하우스나 창고를 얻어서 그 많은 애들을 기둥에 묶어두라고 지시했다. 남들이 개를 묶어두면 학대고 자기가 하면 피치 못할 사정인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후 벽제와 일동에 임시보호소를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A씨는 셜록 측에 박 대표가 또 안락사를 지시했고, 이런 상황에서도 동물관리국과 상의 없이 무리한 구조를 이어나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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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견사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보호소에서 더는 구조가 무리라고 판단해 구조를 중단하는 게 낫다고 설득했지만, A씨에 따르면 박 대표는 후원금을 모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구조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다. 보호소 내에 개체 수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후원금이 필요하고, 후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또 다른 동물을 구조해야 하는 악순환이 굴레처럼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2017년 이후부터는 대규모 구조까지 손을 뻗쳤다. 보도에 따르면 2018년 7월, 케어는 경기도 남양주 소재의 개농장에서 개 260여 마리를 구조했고, 박 대표는 또다시 임시보호소도 마련하지 않고 충주보호소에 있는 200여 마리를 빼라고 지시했다.
A씨는 “박 대표가 또 애들을 탑차에 실자거나 뒷산에 묶어놓자고 해 더는 어떻게 제어할 수가 없겠구나 싶었다”며 “차라리 벌금을 두 번 내고 1년 동안 시간을 벌어서 버텨야 한다. 애들을 어디에다가 빼느냐”고 따졌다.
A씨가 셜록 측에 제공한 통화 녹취록에는 “진짜 답답하네. 벌금을 언제까지 낼 건데요. 평생? 시설로는 돈이 없어서 못 옮긴다. 어디다가 한 달간 묶어라도 놔야한다. 개집만 갖다 놓고..”라는 박 대표의 음성이 담겼다. A씨는 결국 남양주 개농장에서 구조한 개 260여 마리 중 약 60마리가 박 대표의 지시로 안락사당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