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혼자만 하긴 아깝다는 생각에 가족과도 함께 말을 타기 시작했고, 최근엔 회사 안에 승마 동아리도 만들었다.
승마에 대한 관심이 한참인 와중에 최근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 말이 하나의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말의 주인, 즉 마주(馬主)가 되는 것이다. 고가인데다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자신만의 애마를 가질 수 있다는 점과 운이 좋다면 경주를 통해 상금도 챙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마주가 되기 위해서는
말의 종류에는 개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승용마와 경마대회에 나갈 수 있는 경주마로 나뉜다. 재테크 관점에서 말은 보통 경주마를 일컫는다. 이런 맥락에서 마주는 일반적으로 경마대회에 자신이 소유한 경주마를 출전시킬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조교사나 기수, 마필 관리사는 지원하지 못하며, 마사회의 임직원, 경마사무에 종사하는 사람도 안된다. 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다면, 그 집행 유예의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2년이 넘어야 한다.
경제적인 요건도 까다롭게 본다. 말 가격도 비싸지만, 매달 위탁관리비가 100만원 이상 들어가기 때문이다.
개인은 ▲2년 평균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이고 2년 평균 재산세가 150만원 이상 ▲2년 평균 연소득 2억원 이상 ▲2년 평균 재산세 400만원 이상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요건 중 하나에 맞아야 한다.
6월 말 기준 서울 경마공원의 마주는 469명이다. 이 중 50대와 60대가 각각 154명(32.8%)과 158명(33.8%)이다. 40대는 10.4%(49명)이고, 39세 이하는 8명(1.7%)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인 250명이 1~4마리의 말을 갖고 있다. 5~8마리를 보유한 사람도 100명가량 되며, 9마리 이상을 보유한 사람은 48명이다. 나머지 70명은 말이 없다.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마주는 개인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법인 또는 사업자는 기존 업종에 `경기후원업`을 추가하면 된다.
마주가 됐다면 이제 말을 살 수 있다. 말은 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개별 거래를 하거나 경매를 통하는 것. 일부 마주들은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과 같은 외국에서 사오기도 한다. 현재 서울경마공원 내 말 4마리 중 1마리가 외국에서 들여온 말이다.
국내에서 공식적인 경매는 일년에 4번 있다. 내륙말생산자협회와 한국경주마협회가 각각 2회씩 주관하는 행사로 모두 경주마 관련 경매다. 말 매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작년부터 승용마를 위한 경매도 열리고 있다. 승용마 경매는 마사회가 주최하고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가 주관하며, 이달 3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 경매에는 마사회가 훈련시킨 경주마 30두와 민간에서 내놓은 20두 등 총 50두가 나온다.
◇상금뿐 아니라 특별 혜택도 있다
경주마를 산다면 경주 성적에 따라 상금을 받을 수 있다. 마사회에 따르면 올해 책정 총상금 규모는 1025억원이었다. 경주 성적에 따라 1위부터 5위까지만 지급되는 순위상금과 최대 10위까지 지급되는 출주 장려금 등이 있다.
작년 기준으로 서울 마주 443명 중 78.5%(348명)는 흑자를 냈지만, 나머지 21.5%(95명)는 적자를 봤다.
총 수익액은 359억3110만원으로, 최고 상금액은 7억2734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상금은 1억325만원이다. 반면 95명의 손실금액은 총 6억4543만원으로 1인당 평균 679만원이었다. 가장 손해를 많이 본 사람의 적자금액은 2914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누릴 수 있는 혜택으로는 경마장 마주 전용 관람공간을 꼽을 수 있다. 마사회는 서울경마공원 해피빌 6층에 마주 전용실과 마주 가족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마사회가 주관하는 승마강습과 함께 마사지역 출입, 마주 전용 주차장 제공과 같은 혜택도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작년 말 한 마리의 평균 경매가격은 3139만원이었으며, 이를 포함해 위탁관리비, 부대비용 등 1년간 드는 비용은 1억1000만원 상당"이라면서 "단순한 재테크 관점이 아니라 말을 진정 아끼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인맥 쌓기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