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기자] 정유사들은 늘어나고 있는 전세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미국 천연가스 업체들은 그 반대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생산량을 줄일 수 있을 지에 골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유가와 생산기술 발달로 생산량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수요 증가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생산량 급증..수요 증가율 웃돌아
정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은 올들어 8%나 늘어난 상태. 그러나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미국의 천연가스 소비는 5.5%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의 소비는 소폭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가스 공급 과잉`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천연가스 선물은 지난 2주간 9.2% 하락했다. 천연가스 업체 체사피크 에너지, XTO 에너지, EOG 리소시스 등의 주가는 지난 6월 고점에서 7월 초까지 하락률이 30% 이상에 달한다. 정유사 엑손 모빌 주가가 5월 고점에더 17% 내린 것에 비하면 낙폭이 상당하다.
투자은행인 튜더 피커링의 댄 피커링은 “북미 가스 투자사업에 있어 공급증가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분별한 탐사 경쟁, 공급과잉 초래
천연가스의 공급 초과는 1990년대부터 이뤄진 각 기업들의 무분별한 탐사 경쟁에 기인한 것이라고 WSJ은 짚었다.
다량의 천연가스가 함유돼 있지만 생산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 혈암에 물을 이용한 가스 채취 방법이 발견되면서, 기업들이 너도나도 혈암지대 탐사에 나선 것이다.
포트 워스와 텍사스 주변에 분포된 바넷 혈암지대의 성공적 천연가스 채굴은 하루 40억 평방 피트의 천연가스 생산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북서부 루이지애나와 동부 텍사스 지역에서 약 250조 평방 피트의 가스가 매장된 테인스빌 혈암지대가 발견됐다.
또 애팔래치아에 위치한 마셀러스 셰일지대는 더 광범위하고, 미국 내 혈암지대는 840조 평방 피트의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확인된 매장량의 절반 이상이며 원유 1400억 배럴 이상과 동등한 규모다.
◇해결책은 `공급 축소`
지나친 공급 초과로 인한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천연가스 업체들은 텔레비전 광고와 정계 로비 등을 통해 공해가 적고 석유보다 저렴한 천연가스 이용 증대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EOG의 마크 파파 최고경영자(CEO)는 전력 공급과 운송 산업에 있어 천연가스 이용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업체들이 생산량 감축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천연가스 가격이 100만BTU 당 8달러 이하인 경우 생산업체들이 생산량 감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온화한 날씨 탓에 천연가스 가격이 6달러 이하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지난해 가을, 생산업체들은 생산량을 축소한 바 있다.
미국 최대 천연가스 생산업체 체사피크의 오브리 맥클렌던 CEO는 "시장이 원치 않는다면 우리는 (생산을)확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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