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이브리드카 무관세 도입, 국내 영향 미미"

정재웅 기자I 2007.06.15 11:37:45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 아직 '미성숙'
전문가들, FTA 발효시 하이브리드 충격 미미할 것으로 전망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시 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부 하이브리드카에 대해선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그러나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자동차 업계와 전문가들은 한·미 FTA가 발효되더라도 현재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데다, 미국 메이커들의 기술 양산 현황, 일본 메이커들의 개발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로 구동되며, 내연기관의 비중이 높은 소프트 하이브리드와 모터의 비중이 큰 하드타입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한·미 FTA 발효시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분야는 소프트 하이브리드차 분야이다. 하드타입은 향후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하이브리드카, 현재 도요타 '캠리'만 美서 생산

도요타는  렉서스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카는 대부분 일본에서 생산하고 있다. 도요타 계열의 하이브리드 생산기반은 일본에 깔려 있다. 다만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카가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혼다도 전량 일본에서 생산된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는 렉서스 RX400h와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두 개 모델이다. RX400h는 지난해 56대 판매에 그쳤지만 올들어서는 지난 5월까지 48대가 판매돼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전망이다.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도 당초 올해 60대만을 판매키로 했으나 지난 1~5월까지 58대가 판매돼 조기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혼다는 올해 판매목표를 120대로 수정한 상태다. <☞관련기사:"하이브리드카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러나 일본 메이커의 주류는 하드타입이다. FTA 발효시 일본 메이커들의 이들 하드타입의 차량을 미국에서 생산하더라도 관세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변수는 일본 메이커가 아닌 포드나 GM 등 미국의 빅3가 될 수 있다. 이들의 하이브리드 자동차기술이 일본 메이커에 뒤처져 있고, 현재 소프트타입의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드나 GM의 하이브리드 차량들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나 픽업 트럭 등에 집중될 예정인데다, 아직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내시장에 미칠 영향이 현재로선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는 도요타 브랜드가 론칭되지 않은 상태여서 섣불리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는 도요타 브랜드가 국내에 론칭된다 해도 한국의 시장상황 등을 지켜본 뒤 미국산 하이브리드카를 들여올지를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혼다는 하이브리드카를 북미시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오는 2009년으로 계획 돼있는 소형 하이브리드카도 일본에서 생산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별로 없어"

이를 종합하면 한·미 FTA가 발효만으로 미국산 하이브리드카가 국내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이브리드카는 우리나라에서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며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가격이 2만6000달러 수준인데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면 더욱 비싸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사업은 수익사업이 아니다"라며 "소비자들에게 친환경차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하이브리드 사업을 하는 것이어서 지금도 많은 손해를 보면서도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현재 FTA협상문에 대한 평가가 진행 중이고 국회비준이 남아있는 상태여서 섣부른 판단은 힘들다"면서 "다만 미국산 하이브리드카가 국내에 들어오면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정부로선 국내 친환경 자동차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미국산이든, 일본산이든 외국산 하이브리드차 역시 보조금을 통해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005380)는 해외 메이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가 있는 LPG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통해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에 우선 대응할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LPG 자동차와 관련된 법 규정이 개정돼야 한다. (관련기사 =>(인터뷰)유영면 단장 "미래車는 디젤 아닌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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