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좌동욱기자] 설 연휴 기간 한우를 호주산으로, 한국산 돼지고기를 미국, 칠레산으로 둔갑시킨 농산물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 1월 18부터 한달간 설 연휴 대비해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조사업체 1만6244곳 중 865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올해 위반사례는 지난해 적발한 585건보다 절반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위반형태 별로는 원산지를 허위표시한 경우가 413건,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고 판매한 경우가 452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156건)와 쇠고기(78건)의 원산지 표기 위반이 총 적발건수의 27%(231건)를 차지했다.
돼지고기의 경우 한국산을 미국산, 칠레산, 벨기에 산으로 둔갑시킨 경우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쇠고기는 호주산을 한우로 바꿔 판매한 경우가 전체 위반건수의 70%을 웃돌았다.
한우의 시중가격은 호주산 쇠고기 수입가격의 5배를 웃돈다.
특히 국산과 수입산을 혼합해 국산으로 판매하는 지능적 위반사례가 전체 적발건수의 27%를 차지, 위반수법이 점점 지능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엔 이 같은 유형의 위반사례가 15%에 불과했다.
이 밖에 곶감(78건), 고춧가루(63건), 한과(44건), 당근(33) 등이 원산지를 허위표기하거나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고 판매됐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단속만으로 원산지표시제를 정착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사회적 감시기능 활성화를 위해 소비자는 농축산물을 구입할 때 표시된 원산지가 의심스러우면 부정유통신고전화나( 1588-8112) 또는 인터넷 www.naqs.go.kr 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