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룡의 한방라운지)여드름 고민

이해룡 기자I 2006.09.28 12:23:00
[이데일리 이해룡 칼럼니스트] “놀리는 애들이 있어서 학교 가기도 싫어요. 다른 애 들은 수능 때문에 잠잘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하지만 저는 여드름 때문에 의욕상실이에요.”

여고 2학년인 장모양은 요즘 공부할 의욕도 나지 않고 모든 일에 심드렁하다. 몇 달 뒤면 고 3에 올라가기 때문에 한창 학업으로 바빠야 할 시기이지만 얼굴에 퍼져 있는 청춘의 심벌인 여드름 때문에 공부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장양의 하소연이다.

초등학교 까지만 해도 뽀얀 살결을 자랑하던 장양으로서는 피부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여드름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양은 매일 아침 거울을 들여다보며 여드름을 짜내느라 등교시간에 늦기 일쑤다. 처음 여드름이 났을 때는 잘 모르고 손톱으로 여드름을 짜내는 바람에 아직도 얼굴 곳곳에 자그마한 흉터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조심스레 살살 짜내느라 시간이 많이 걸려서 아침시간을 잡아먹기 일쑤다. 어머니가 지각한다며 성화를 부리지만 장양은 여드름 손질하느라 엄마의 잔소리는 뒷전으로 흘리고 만다. 자연 모녀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기고 아침시간부터 고성이 오갈 때가 많다.

여드름은 모낭의 피지선에 염증이 생긴 질환인데 주로 사춘기를 포함한 청년기 때 잘 발생한다. 여드름은 피지선이 많이 모여 있는 얼굴 가슴 배 목 등에 흔히 나타난다. 여드름은 잘 보이는 부분에 집중적으로 나기 때문에 한창 외모에 신경 쓸 예민한 청소년에게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울퉁불퉁 얼굴을 덮고 있는 여드름은 청소년들에게 심하면 우울증까지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요새는 여드름이 청소년 뿐 아니라 2,30대 직장인이나 결혼적령기의 여성들에게도 자주 발생하여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여드름을 한의학에서는 분자 또는 폐풍분자 청춘립 좌창이라고도 한다.
여드름은 풍, 습, 열 등의 외부요인뿐 아니라 폐 비위 자궁 등 내부장기, 어혈, 담, 식적, 칠정(스트레스)등의 내부요인이 겹쳐서 발생한다.

오장육부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인체내부에 있는 열이 얼굴을 비롯한 인체상부로 올라와 풍이나 습과 쉽게 결합하게 되는 데 이것이 정체되어 응결되는 것이 여드름이다.

요즘들어 칠정(스트레스)에 여드름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직장인들은 과도한 업무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 청소년들은 입시 스트레스가 주원인이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과로, 생리불순, 변비 등이 야기되고 이에 따른 체내불균형이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푼다고 과음을 하거나 업무로 인해 과로가 누적될 경우 오장육부의 해독기능이 약해져서 여드름을 조장할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은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생리가 불순하게 되어 자궁에 어혈이 끼게 되면 혈액의 정화기능이 떨어져서 여드름을 비롯한 피부트러블을 야기할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변비도 여드름에 영향을 미친다. 변비가 이어지면 독성노폐물이 아래로 빠지지 못해 인체상부로 올라가서 여드름을 악화시킨다.

나쁜 식습관도 여드름의 적이다. 패스트푸드를 비롯한 인스턴트 음식, 카페인이 많은 음료, 기름진 음식, 불규칙한 식사시간 등도 비위를 비롯한 소화기에 습열을 야기하여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밖에 공해 등 환경악화로 인한 공기오염 등도 여드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여드름은 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다가 악화되어 뒤늦게 의료기관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여드름이 심한 일부 청소년의 경우 외모콤플렉스로 인한 심리적 위축이나 학습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니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적으로는 한방연고를 이용하여 피부의 독소를 제거하는 한편 탕약을 사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기르고, 침으로 인체의 정기를 바로잡는 방법을 쓴다. 장양의 경우에도 한방치료를 통해 여드름이 크게 줄어들어서 예전의 뽀얀 살결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주 기뻐했다.

[이해룡 예지당한의원 원장]
02-714-0861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