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맞는 ‘밥이 보약’ 일세

조선일보 기자I 2006.07.13 12:10:00
[조선일보 제공] ‘밥이 보약’이란 말이 있다. 삼시 세끼 밥만 제때 먹어도 약이 필요 없다는,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잊고 지내는 진리다. 자기 체질에 맞는 재료까지 더한 영양밥이면 값비싼 보양식이 부러울까. 태양·태음·소양·소음, 사상 체질별로 어울리는 재료를 섞어 짓는 맛있는 영양밥 4가지를 소개한다. 요리법은 압력밥솥을 기준으로 했다. 일반 밥솥을 이용할 경우도 함께 적었다. 분량은 2인 기준.

◆ 간기능 약한 태양인-저지방 해물 영양밥

태양인 특징: 머리나 귀가 유달리 크다. 키가 크고 마른 사람이 많다. 상체에 비해 하체가 빈약하다. 척추가 약해 오래 걷거나 앉지 못한다. 폐가 실하고 간이 허하다.

어울리는 음식: 간기능이 약한 태양인은 간을 보호하는, 서늘하고 담백한 음식이 좋다고 한방에서 말한다. 뜨거운 음식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간에 부담이 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민물 생선을 제외한 저지방 해물류가 맞는다.

과일로는 포도, 감, 앵두, 귤, 오렌지, 모과가 좋다. 채소류는 감자, 파, 상추, 배추, 양배추가 좋다. 솔잎차나 송화가루는 상체의 기를 맑게 해주고 열을 내려준다. 모과차나 오가피차를 상복하면 뼈가 튼튼해진다.

<해물영양밥>

●재료: 불린 쌀 2컵, 작은 새우·조갯살 30g씩, 전복 1개, 은행 5개, 밤 3개, 대추 3개, 진간장 1큰술, 물 2컵, 참기름 1/2작은술
●부추양념장: 다진 부추 1큰술, 간장 3큰술, 참기름·고춧가루 1작은술씩, 통깨 2큰술, 후추 조금

① 새우와 조갯살은 물에 담가 짠맛을 뺀 뒤 물기를 제거한다. 전복살은 채썬다. 전복 내장은 숟가락 뒷면으로 뭉개 전복살과 잘 섞어둔다. 밤과 대추는 채썬다.
② 불린 쌀에 ①의 재료들과 진간장, 참기름을 더해 잘 섞는다. 물을 붓고 압력밥솥을 잠근 뒤 ‘영양밥’ 기능을 선택한다. 일반 밥솥으로는 보통 밥 하듯 하면 된다.
③ 부추양념장을 만들어 같이 낸다.

◆소화기능 좋은 태음인-고단백 콩비지밥

태음인 특징: 소화기능이 발달해 음식을 잘 먹는다. 골격이 굵고 이목구비가 크다. 과식하는 습관이 있어 뚱뚱하거나 변비가 되기 쉽다. 쉽게 피곤하며 붓고 심장에 부담이 가서 숨이 가쁘거나 기관지가 약한 한(寒)태음인, 그리고 열이 얼굴로 많이 오르고 뒷목이 뻣뻣하며 갈증과 변비가 있는 열(熱)태음인으로 나눌 수 있다.

어울리는 음식: 쇠고기나 콩과 같은 기름기 없는 고단백 식품이 잘 맞는다. 버터나 우유, 치즈, 두부, 율무, 들깨, 잉어, 오징어 등도 좋다. 녹용, 녹각, 맥문동, 오미자도 좋다.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한다. 닭고기와 돼지고기, 흑염소, 달걀, 인삼차, 꿀 등은 덜 좋거나 해롭다고 알려졌다.

<콩비지밥>

●재료: 불린 쌀 3컵, 콩비지 2컵, 강낭콩 1/4컵, 쇠고기(살코기) 100g, 물 3 1/2컵
●쇠고기양념장: 소금 1/2작은술, 다진 마늘 1쪽, 다진 생강 1/2쪽, 참기름 1 작은술, 간 양파 1큰술, 후추 조금
●풋고추양념장: 통깨 1큰술, 다진 쪽파 2대, 다진 풋고추·붉은고추 반 개씩, 참기름 2큰술,간장 4큰술, 다진 마늘 2쪽, 고춧가루 1큰술, 설탕 1작은술

① 쇠고기를 채썰어 쇠고기양념장에 2시간 재운다.
② 밥솥 바닥에 ①의 쇠고기를 깔고 불린 쌀과 콩비지, 강남콩, 물을 더한다. ‘메뉴’에서 ‘잡곡밥’ 기능을 선택한 뒤 ‘압력취사’ 한다. 일반 밥솥으로는 보통 밥 하듯 하면 된다.
③ 풋고추양념장을 만들어 곁들인다.

◆열이 많은 소양인-단호박오리영양밥

소양인 특징: 상체에 비해 하체가 약하다. 손이 가늘고 피부가 흰 사람이 많다. 가슴 주위가 발달했다. 비장에 열이 많아 과일이나 채소, 해물류가 맞다. 활동적·적극적이고 신진대사도 빨라 먹는 것에 비해 쉽게 살이 찌지 않는 체질. 하지만 열이 오르고 가슴이 답답하며 허리가 약해지기 쉽다.

어울리는 음식: 열은 내리고 기운은 보충해주는 돼지고기, 오리고기, 가물치, 복어 등이 좋다. 수박이나 참외, 딸기, 바나나, 밤, 가지, 호박 등도 어울린다. 닭고기나 개고기, 흑염소, 꿀, 인삼 등 열이 많은 음식이나 조미료, 자극적인 향신료는 되도록 피한다.

<단호박오리영양밥>

●재료: 단호박(지름 20~25㎝) 1개, 오리고기(살코기) 100g, 생 표고버섯 3개, 은행 5개, 불린 쌀 3컵, 소금 1/2작은술, 화이트와인 1/2컵, 물 3컵
●오리고기양념장: 다진 생강1 쪽, 다진 마늘 2개, 양파 1/4개, 맛술 1큰술, 참기름 1/2작은술, 소금 1작은술, 후추 조금

① 오리고기는 채썰어 화이트와인에 4시간 정도 재운다. 오리고기에 오리고기양념장을 섞어 다시 4시간 재운다.
② 단호박을 전자레인지에 5분 돌려 속을 파낸다.
③ 오리고기의 2/3는 잘게 썰고 나머지는 채썬다.
④ 표고버섯 2개는 잘게 썰고, 1개는 채썬다.
⑤ 불린 쌀 1컵과 잘게 썬 오리고기·표고버섯, 은행으로 단호박을 절반쯤 채운다. 물은 내용물이 완전히 잠기지 않도록 약간 적게 잡는다.
⑥ 밥솥에 남은 쌀과 물을 깔고 ⑤의 단호박을 얹는다. ‘메뉴’에서 ‘찜’ 기능을 선택한다. 대략 40분으로 맞추고 조리한다. (압력밥솥이 없을 때는 전자레인지에 단호박을 10분 익힌 뒤 속을 파낸다. 밥솥에 영양밥을 짓는다. 영양밥을 단호박에 담아 찜솥에서 한 김 오를 때까지 찌거나, 오븐을 섭씨 180도로 10분 예열해 20분 익힌다.)

◆몸이 찬 소음인-최고 보양식 수삼영양밥

소음인 특징: 키가 작지만 상체보다 하체가 발달한 균형 잡힌 몸매가 많다.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입이 짧고 예민하며 쉽게 피곤해한다.

어울리는 음식: 몸이 차갑고 위장기능이 약해 소화장애가 오기 쉽다. 뜨거운 탕류나 자극성 있는 향신료가 잘 맞는다. 닭고기나 개고기, 염소고기, 양고기, 쇠고기가 좋다. 생선으로는 미꾸라지, 메기, 명태, 고등어 등이 맞는다. 채소로는 시금치, 양배추, 파, 마늘, 미나리, 쑥갓 등이 좋다. 복숭아, 사과 등의 과일도 괜찮다. 삼계탕, 보신탕, 흑염소, 뱀탕 등 일반적으로 말하는 보양식이 잘 맞는 체질이기도 하다. 돼지고기나 냉면, 수박, 참외, 빙과류, 보리밥, 오징어, 밀가루 등 찬 성질의 음식은 맞지 않는다.

<수삼영양밥>

●재료: 수삼 1뿌리, 불린 차조 1/4컵, 불린 찹쌀 1/2컵, 불린 쌀 1 1/2컵, 대추 5개, 잣 1/4컵, 은행 5개, 소금 1작은술, 참기름 1 1/2작은술

① 수삼은 깨끗이 손질해 채썬다.
② 불린 쌀에 ①의 수삼과 나머지 재료를 잘 섞는다. ‘메뉴’에서 ‘잡곡밥’이나 ‘영양밥’ 기능을 선택한다. 일반 밥솥으로는 그냥 밥 하듯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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