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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피부 발진·관절통 반복되고 낫지 않는다면 ... 자가면역질환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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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6.08.29 07: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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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림 건국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김해림 건국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1000가지 얼굴을 가진 병’이라 불리는 질환이 있다. 전신홍반루푸스, 짧게 ‘루푸스’다. 피부 발진, 탈모, 관절통, 빈혈, 신장염, 심근염, 신경계 이상까지—증상만 전신에 걸쳐 수십 가지에 달한다. 워낙 다양한 증상이 여러 진료과에 분산되다 보니 진단이 2~3년씩 지연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루푸스는 면역체계 오작동으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외부 적을 공격해야 할 면역세포가 자기 몸의 세포와 장기를 공격한다. 유전적·환경적·면역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발병하는데, 10~30대 가임기 여성에게 집중된다. 여성 대 남성 비율이 약 8:1에 달한다.

빠른 진단의 열쇠는 ‘루푸스 가능성’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다. 젊은 여성에게 피부 발진, 원인 모를 관절 부기, 혈액검사 이상이 나타나는데 일반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류마티스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것은 혈액내 항핵항체 검사이다. 이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는 경우 루푸스 가능성을 염두해 질환 특이적인 항체 검사를 추가로 하게된후 확진한다. 루푸스는 매우 다양한 자가항체가 발견되는 질환으로, 자가항체의 종류에 따라 임상 증상도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치료를 시작하면 매우 효과적이지만 부작용의 과제를 부담해야 하는 약물이 스테로이드다. 그러나 부작용은 사람마다 그리고 질병의 형태에 따라 다르고, 스테로이드는 효과를 내는 최소 용량·최소 기간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칼슘제 병용, 감염 예방을 위한 예방접종 등 부작용을 줄이는 전략을 함께 쓴다. 부작용이 두려워 임의로 투약을 중단하면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

루푸스는 완치가 없다. 하지만 ‘임상적 관해’는 가능하다. 치료를 유지하면서 증상이 진행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로 사는 것. 전체 루푸스 환자의 80% 이상이 이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관해 상태에서도 3개월마다 혈액검사를 받아야 한다. 임상 증상이 나빠지기 전에 혈액 지표가 먼저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 신호를 미리 잡아야 한다. SPF 50 이상 자외선 차단제를 일 년 내내 사용하고, 독감·폐렴구균·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빠짐없이 맞는 것도 중요하다.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복용 전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간 수치 이상으로 기존 치료가 중단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루푸스는 막막한 병이 아니다. 조금 더 일찍 알고, 조금 더 꾸준히 관리한다면 건강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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