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들, '야간·주말 진료 축소' 가능성 시사.."의-정 합의점 찾아야"

이영민 기자I 2024.03.17 15:24:12

17일 대한개원의협의회 지도부 기자간담회
"휴진 실행 말하긴 아직 어려워…분노는 굉장한 상황"
생활 힘든 학생·전공의 지원과 준법투쟁 예고
의대 증원 세부 계획·의료수가 정상화 요구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대한개원의협의회(협회)가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을 지지하면서 개별 개원의의 야간·주말진료 축소를 골자로 한 준법투쟁 가능성도 시사했다. 협회는 의과대학 2000명 증원을 반대하며 정부에 증원 세부 계획을 요구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대 증원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영민 기자)
개원의협회는 17일 오후 12시 20분부터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제33회 춘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를 열고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협회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김동석 개원의협회장은 “의사를 왜 증원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하는데 보건복지부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의대 증원에 필요한 교육 인프라 구축과 소요 재원·교수·간호사 확보 방안, 지역의무복무 후 근무지 지정 계획을 이제라도 의사들과 함께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원의들에게 파업을 지시할 생각이 없지만 많은 의사들이 분노하고 있으며 본인의 판단에 따라 휴진할 수 있다”며 “협회는 생활이 어려운 학생과 전공의에게 인도적인 지원을 할 것이고 교사, 방조 혐의로 엮여도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준법투쟁 가능성을 내비쳤다. 동네병원의 야간진료나 주말진료를 축소하는 방식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준법투쟁 시기와 방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회장은 “야간진료를 줄이고 주 40시간만 일해야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휴진투쟁을 하자는 말이 나오면 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개원의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응급의학과도 있고 여러 과가 있어 시기를 못 박을 수가 없어 아직 시기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오는 20일 예정된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개원의까지 포함한 하루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공약한 것에 대해 협회는 “오늘 후보자들이 모두 왔는데 휴진 파업이란 말은 안 나왔다”며 “공약이 실제로 실행될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협회는 의사 부족의 원인을 높은 소송 위험과 원가 이하의 수가로 진단하고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비대면 진료 확대 △보조 간호사(PA) 합법화 등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정책을 의료계와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들은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줄 것을 정부와 국민에게 호소했다. 김병철 개원의협회 부회장(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장)은 “기존 건강보험 재정을 재분배하는 수준의 보상체계 조정이 아니라 별도의 기금을 설치해서 국가적 지원을 강화하는 계획이 있어야 필수의료는 살아날 수 있다”며 “정부는 근시안적인, 정치적인 결정을 거두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에 둔 근본적인 의료 계획을 의료계와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현재 대한개원의협의회 총무부회장은 “언제까지 끝없는 평행선을 갈 수는 없다”며 “지금부터 의료계와 정부 모두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집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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