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비중 과반으로 확대"…주주제안에 화답한 에스엠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에스엠엔터테인먼트(041510)가 글로벌 컨텐츠 기업에 걸맞은 지배구조를 도입하기로 했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가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해온 만큼 이에 응답해 투명하고 전문성 높은 이사회 중심 경영구조로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유수의 자문기관들과 함께 글로벌 기업의 이사회 구조를 검토해 에스엠에 최적화된 구조를 도입하기로 했다.

15일 에스엠이 내놓은 기업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사외이사 비중을 현행 25%에서 과반수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또 현재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규정을 변경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이사회의 구성은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으나, 사외이사 수를 4명으로 해 이사회 과반수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는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요구한 내용이기도 하다. 에스엠 보통주 약 20만주(0.84%)를 보유하고 있는 얼라인은 지난달 중순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 등을 담은 비공개 주주서한을 에스엠 이사회에 전달한 바 있다.

에스엠이 사외이사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할 경우 국내 엔터 3사의 사외이사 평균 비중 46%를 웃돌게 된다. 국내 대형 기업과 견줘도 낮지 않다. 국내 시가총액 1조~3조원 규모의 상장사 사외이사 비중은 평균 59% 수준이다. 글로벌 엔터 3사의 사외이사 비중은 평균 76%다.

비중이 확대된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검증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도입하기로 했다. 올해 3월 선임 예정인 사외이사 추천은 3분의 2 이상 인원이 외부 인사로 구성된 ‘임시 사추위’를 발족하여 진행하고 이번 주총 이후에도 사외이사가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된 사추위를 발족해 꾸준히 사외이사 선임의 독립성과 전문성 검증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사회의 권한과 운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산하 전문 위원회를 도입하기로 했다. ESG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3개 이상의 위원회를 조성해 이사회의 전문성을 보다 세분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시총 1조원 이상 상장사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 3사의 이사회 내 평균 위원회수 3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사외이사의 실질적인 경영 참여를 지원하고자 사외이사들이 외부 자문기관의 도움을 받고 그 비용을 회사가 지원하는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그간 주주들로부터 꾸준히 지적받았던 이수만 프로듀서 및 관계회사 그리고 자회사들과의 모든 거래에 대해서는 총 구성원의 3분의 2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해, 위원회의 면밀하고 투명한 검토를 통하여 보강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여성 전문가, 해외 엔터산업 전문가 등도 적극 추천할 방침이다.

에스엠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수준의 이사회 구조 개편을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