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노동생산성 대비 임금상승 속도 가팔라"

김상윤 기자I 2022.07.20 09:38:47

전경련, 2011~2021년 상장사 인건비 및 실적 추이
여행사 10년새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 10.1%p↑
가파른 임금상승 보다 생산성 증가율 끌어올려야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지난 10년간(2011∼2021년) 생산성 향상 정도와 비교해 임금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급격한 임금인상 보다는 노사가 함께 생산성을 높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11∼2021년 상장사의 인건비 및 실적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상장사 직원 1인당 평균 연간총급여는 2011년 5593만원에서 2021년 8016만원으로 10년간 4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1인당 매출액 증가율 12.5%(2011년 9억6000만원→2021년 10억8000만원)의 약 3.5배에 달한다.

10년간 상장사 직원 1인당 전년 대비 연간총급여 증가율은 2012년, 2017년, 2021년 3개년을 제외하고 전부 1인당 매출액 증가율을 웃돌았다.

전경련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저효과 및 IT·게임·통신 등 비대면 업종의 호실적이 두드러진 2019년을 제외하면 인건비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을 줄곧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매출액 대비 연간총급여 비율이 10년간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여행사 및 여행보조 서비스업(10.1%포인트)이었다. 이어 △영화, 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배급업(9.6%포인트) △고무제품 제조업(7.0%포인트) △건축기술, 엔지니어링 서비스업(6.7%포인트) △인쇄물 출판업(6.5%포인트) △전기 및 통신 공사업(6.1%포인트) △음·식료품 및 담배 도매업(5.8%포인트)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4.0%포인트) △선박 건조업(3.8%포인트) △화학섬유 제조업(3.7%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노동비용 상승 속도는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주요 5개국(G5)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지난 10년간(2009∼2019년)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1인당 노동비용(총급여)은 37.6% 증가했지만, 1인당 노동생산성(실질 부가가치)은 29.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노동생산 증가율에 비해 인건비 증가율이 가팔랐던 것이다.

같은 기간 G5의 평균 노동비용 증가율과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각각 23.6%, 22.3%였다.

한국 제조업 근로자의 노동비용 증가율(37.6%)이 G5 평균(23.6%)보다 약 1.6배 높은 수준이다. 노동비용과 노동생산성 증가율 간의 격차도 8.5%p에 달해 G5 평균(1.3%p)보다 훨씬 컸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생산성 향상에 비해 과도한 임금 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제품 가격 인상을 부추겨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야기한다”며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급격한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노사가 함께 생산성을 높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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