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8월 발표한 ‘2019년 주요 상품·서비스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은 7개 품목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중 5개가 삼성전자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낸드플래시 △D램 △초박형 TV 등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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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억원어치 휴대폰 불태워…스마트폰 1위 달성 초석 닦아
이 회장의 품질에 대한 집념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애니콜 화형식’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0년대 초반 피처폰으로 불리는 휴대전화 사업에 진출했다. 산악지형이 많은 국내 시장에 최적화했다는 콘셉트로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피처폰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노키아나 모토로라와 견주기는 역부족이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사업 초반기 제품 불량률이 10%가 훨씬 넘으면서 심각함을 느낀 이 회장은 임직원 2000여명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불량 휴대전화와 팩시밀리 등 15만대를 불태웠다. 불에 탄 제품 가격만 당시 500억원 상당이다.
후일 삼성전자의 무선사업을 총괄했던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무선사업부 이사)은 “내 혼까지 들어간 제품이 불타는 것을 보니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면서도 “제품이 모두 타고 남은 재를 정리할 때 오히려 결연함이 생겼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후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불량률은 2%대까지 낮아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비록 피처폰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당시 제품 품질에 대한 회사의 집념이 후일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꺾고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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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도 반대했지만... 첨단사업 고집 끝 ‘반도체 강국’ 실현
이건희 회장 경영의 백미는 단연 ‘반도체’를 꼽을 수 있다.
삼성 창업주이자 부친인 고 이병철 회장조차도 반대했지만 첨단산업에 진출해야 삼성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회장은 사재를 털어 당시 부도직전이었던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이 회장은 1976년 국내 최초로 트랜지스터 성공하고 1982년에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재로 64K D램을 개발했다. 10년 후인 1992년에는 전통의 반도체 강국이던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64M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세계 최고의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
이 회장은 특히 8인치 웨이퍼를 도입할 당시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어느 기업도 선뜻 이 방식을 선택하지 못했고 실패하면 1조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 회장의 판단으로 8인치 도입이 진행됐다.
이후에도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오늘날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외에도 TV 사업에서도 세계 선두주자였던 일본의 소니를 맹추격한 끝에 2006년 와인잔을 닮은 디자인의 ‘보르도 TV’로 세계 TV 시장 맹주의 자리에 올랐다. 2006년 이후 삼성전자는 단 한 차례도 세계 TV 시장에서 맹주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00년대를 풍미한 LCD(액정표시장치) TV가 점점 세대교체를 앞둔 가운데 삼성전자는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와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TV로 차세대 TV시장에서 OLED TV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