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장영은 기자] CJ그룹의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사정당국의 압박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검찰이 탈세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데 이어 금융당국도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CJ그룹 비자금·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현재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 CJ그룹의 주식거래 내용을 확보한 상태다. CJ가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해외계좌로 자사 주식을 매매해 시세 차익을 거둔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다. 검찰은 또 이 회장 일가의 양도소득세 탈루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 .
검찰이 만일 추가 증거를 확보, 금융감독원에 협조를 요청할 경우, 검찰과 금융당국이 합동수사단을 꾸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검찰의 탈세 수사와는 별도로 금융당국도 CJ그룹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CJ그룹의 외국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시세조종, 미공개정보이용 등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현재 CJ그룹은 홍콩과 싱가포르 등 해외에 차명계좌를 열고 자사주를 매매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CJ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투자자금 흐름에 수상한 점은 없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호재성 미공개정보 등을 이용해 시세차익을 챙겼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불공정거래 전 영역을 조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양한 방면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역추적을 통해 외국인으로 위장했는지 여부를 가려내거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거뒀는지 여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CJ그룹의 해외 비자금 추적을 위해 국내외 관련 기관의 협조를 받는 등 본격적인 국제 공조수사에 나섰다.
검찰 측은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국내외 관련 기관의 협조를 받아 CJ그룹의 해외 계좌 거래내역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는 작업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CJ그룹이 홍콩과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 등에 설립한 다수의 특수목적법인(SPC) 등을 통해 본사 및 계열사와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것으로 위장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이 해외에서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의 운영 목적과 활동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다.
검찰 조사 과정 중 이 회장이 해외에서 운영중인 비자금이 수천억원대라는 진술이 나온만큼 해외 은닉 비자금의 진위여부를 집중적으로 밝힌다는 계획이다. 해외로 재산을 빼돌린 혐의가 확인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죄가, 해외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사실일 경우 외국환관리법 위반죄가 각각 적용될 수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