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달라진 업무보고..'국민·협업·현장'

피용익 기자I 2013.04.07 16:21:07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정부 행정부처의 업무보고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지금까지 진행된 17개 부처의 업무보고를 살펴보면 국민, 협업, 현장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7일 “박근혜 대통령은 업무보고 기간 중 ‘국가에서 국민으로, 칸막이에서 협업으로, 책상에서 현장으로’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지금까지 발전이 국가 중심이었다면 새 정부는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해서 국민행복의 크기가 곧 국가발전이 되는 것이 핵심이다”라며 ‘국민’을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은 업무보고의 중심에 섰다. 그동안 대통령 홀로 상석에 앉아 보고받던 업무보고 형태에서 탈피해 대통령 바로 옆에 일반 국민과 현장에서 뛰는 공무원들이 배석 토론을 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특히 부처 현황 보고 같은 내용을 과감히 생략하고 ‘국민 행복’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할지, 국민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중점을 둔 보고가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또 ‘협업’에 대해 “국민 입장에서 보면 정부는 하나이고 부처가 어떻게 나뉘어져 있는지, 어디서 어떤 정책을 집행하는지는 국민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그렇게 때문에 제가 칸막이 없는 협업을 강조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외교부와 통일부, 법무부와 안전행정부가 나란히 업무보고를 한 것은 칸막이 제거의 일환이었다. 협업과제 발굴·보고 과정을 통해 상호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복지부를 첫 업무보고 부처로 시작하고 중소기업청을 우선순위에 두는 등 부처 서열이 파괴된 점도 눈에 띈다.

‘현장’에 대해 박 대통령은 “공급자 중심, 공무원 중심의 행정을 수요자인 국민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복지가 필요한 국민이 힘들게 이곳저곳을 찾아다니게 하지 말고 원스톱으로 복지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취지에 맞춰 현장 공무원이 토론 주도하고 대통령도 함께 참여하는 파격적인 업무보고가 이뤄졌다. 박 대통령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업무보고에 참여한 부처 관계자들과 오찬까지 함께 한 것도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듣기 위해서였다.

박 대통령은 딱딱해지기 쉬운 업무보고를 편안한 자리로 만드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농수산부 업무보고에서 김원희 농촌진흥청 연구원이 “제가 완전한 파란색 장미품종을 개발하게 된다면, 대통령님께서 이름을 지어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이름지어놓고 기다릴 테니 빨리 개발해 주세요”라며 웃었다.

지난 4일 환경부 업무보고에선 백규석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이 대통령님 뵐 기회도 없는데. 대통령님이 하나도 안 보이는 자리입니다. 오른쪽으로 제가 옮기겠습니다“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이 의자를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이것도 협업입니다. 서로 옮겼어요“라고 말했다.

박근혜정부 업무보고는 지난달 21일 복지부와 식약청을 시작으로 농축부(3월22일), 산업부·중기청(3월25일), 외교부·통일부(3월27일), 교육부ㆍ문화부(3월28일), 고용부·여성부(3월29일), 국방부·보훈처(4월1일), 기획재정부ㆍ금융위원회(4월3일), 국토부ㆍ환경부(4월4일), 법무부ㆍ안행부(4월5일)까지 마무리됐다.

8일에는 국민권익위원회와 법제처의 업무보고가 열린다. 해양수산부, 미래창조과학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부처와 외청의 보고 이후 국무조정실을 끝으로 업무보고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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