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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속 두 마녀의 사랑과 우정

김용운 기자I 2012.06.01 10:53:06

뮤지컬 `위키드`
10월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공연
무대세트 54회 전환, 의상 350벌 교체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01일자 32면에 게재됐습니다.

▲ 뮤지컬 `위키드`의 한 장면(사진= Jemma Rix and Suzie Mathers with the Australian Tour Ensemble by Andrew Ritchie)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샤방샤방" 국내 뮤지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표현이 무대 양 옆 대형 전광판에 찍힌다. 물론 무대 위 영어로 대사를 주고받으며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은 모두 파란 눈의 외국인이다. 2003년 초연 이후 9년째 미국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뮤지컬 `위키드`는 이렇듯 한국 관객을 위해 원어 대사를 ‘토착화’시켰다. 앞으로 5개월간 까다로운 국내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뮤지컬 `위키드`가 이틀간 프리뷰를 거쳐 지난달 31일부터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본격적인 공연에 들어갔다. `위키드`는 현재까지 21세기 브로드웨이가 만든 최고의 히트 뮤지컬로 꼽힌다. 초연 이후 전 세계적으로 25억달러(약 2조9450억원)의 수입과 3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현재도 브로드웨이 거쉰 극장에서 매주 17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위키드` 성공배경에는 우선 원작의 스토리가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요소가 꼽힌다. ‘위키드’는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소설 중 하나인 `오즈의 마법사`에서 모티브를 따온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뮤지컬로 만들었다. 도로시가 돌풍에 휩쓸려 텍사스 외딴 시골길에서 마법의 나라 오즈에 떨어지기 전 이미 그곳에서 우정을 키웠던 `엘파바`와 `글린다`란 두 마녀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기존의 뮤지컬이 선호했던 선남선녀들의 달콤하거나 비극적인 로맨스 대신 ‘남과 다른 차이’와 ‘인간관계’에 대해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350벌의 화려한 의상과 54번의 무대전환 및 594번에 이르는 조명사인 등 볼거리 측면에서도 기존의 뮤지컬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과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초연되는 `위키드`는 설앤컴퍼니가 지난 4년간 공을 들인 끝에 국내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뮤지컬 전용관으로 지난해 11월 개관한 블루스퀘어가 5개월간 `위키드`만 장기공연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공연은 10월까지 예정돼 있다.

다만 제작사의 홍보처럼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팀의 공연은 아니다. 지난 3년간 호주의 멜버른에서 공연을 올렸던 호주 프로덕션 팀이다. 녹색마녀 엘파바 역의 젬마 릭스와 하얀 마녀 글린다 역의 수지 매더스, 모리블 학장의 매기 커트 패트릭과 오즈의 마법사 역의 글렌 호그스트롬 등 주요 배역 모두가 호주에서 공연했던 `위키드` 멤버들이다.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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