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원석기자] 기업들의 투자 확대와 잇따른 인수합병(M&A) 등으로 자금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회사채 발행이 4년만에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지난해 766개사가 모두 36조7134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6년(34조6986억원)보다 5.8% 증가한 수준이다.
연간 회사채 총발행액과 총상환액을 집계한 결과, 2006년 5조2900억원 ‘순상환’에서 지난해에는 1조1482억원의 ‘순발행’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 것과 비교했을 때 1조 이상이 더 발행됐다는 의미다.
주식연계사채를 포함할 경우, 순발행규모는 5조2383억원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4년 이후 3년 연속 순상환 기조를 마감한 것.
주요 대기업들이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하면서 발행 증가 추세를 이끌었다.
신한금융지주가 3조500억원을 발행하며 발행액 기준 1위를 차지했고, 대한항공(003490)(1조800억원)과 SK에너지(096770)(7800억원), 우리금융지주(7700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포스코(005490)와 기아자동차(000270), 한화석유화학(009830), 현대제철(004020)(이하 5000억원) 등도 상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06년 이후 주요 대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자금수요가 증가한 것이 회사채 발행증가로 이어졌다”며 “특히 대기업들의 지주사 전환과 활발한 M&A 등으로 자금수요가 늘어난 것이 이런 추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회사채 발행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면서 “금리상승 추세와 채권형 자금부족 현상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발행확대 추세는 하반기 이후에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회사채 종류별 발행규모는 ▲무보증사채 22조9462억원 ▲보증사채 1793억원 ▲옵션부사채 1조3840억원 ▲교환사채 561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 7074억원 ▲전환사채 1조4919억원 ▲자산유동화채 9조928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발행 목적별 발행규모는 ▲ 운영자금 21조9632억원 ▲만기상환을 위한 차환발행 6조9426억원 ▲운영 및 차환 2조1265원 ▲시설 및 운영 4조3997억원 ▲ 시설 및 차환 3400억원 ▲시설자금 9414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