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KT 이사회 규정 개정 정면 문제 제기
25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실 소속 이동섭 실장과 이승근 주주권행사팀장은 지난 22일 KT를 방문해 김용헌 이사회 의장 등을 만나 이사회 규정 개정의 적정성을 집중 점검했다. 쟁점은 CEO가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할 때 이사회 승인을 의무화한 규정이다.
국민연금 측은 해당 조항이 대표이사의 인사·조직 권한을 과도하게 제한해 주주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문제를 제기했으며, 규정 개정이 이뤄진 이사회 회의의 회의록 제출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KT 이사회는 이에 대해 회의록을 제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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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규정 개정안은 지난해 이사회 표결에서 찬성 6명, 반대 4명으로 통과됐다. 찬성표를 던진 이사는 김용헌 이사회 의장, 최양희 이사, 곽우영 이사, 윤종수 이사, 이승훈 이사, 조승아 이사(현재 사퇴)이며, 반대표는 김성철 이사, 안영균 이사와 김영섭 대표이사, 서창석 사내이사가 던진 것으로 파악된다.
상법상 ‘감독 범위’ 넘었나…월권 논란 확산
이번 사안은 상법상 권한 배분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상법은 대표이사를 회사의 업무집행 책임자로 규정하고, 이사회의 역할을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과 중요한 사항의 결정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사회가 세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까지 승인 대상으로 삼는 것은 감독과 견제의 범위를 넘어선 월권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다른 실장급 인사를 통해 KT를 방문해 조승아 전 이사의 자격 논란과 이사회 규정 개정의 적정성을 질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문제 제기가 단일 사안에 그치지 않고, KT 지배구조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국민연금의 방문은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실 차원에서 주주로서의 우려를 전달하고 사실관계와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방문이다. 당장 조치를 취하는 단계라기보다는, 사전 조사 이후 논의를 거쳐 다음 절차를 검토할 전망이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이사회가 과도하게 권한을 행사해 CEO를 사실상 ‘허수아비’로 만드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도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가 대표이사의 의사결정에 대해 실질적인 거부권을 행사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기존 이사진이 회사 운영 전반을 좌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비공개 대화 기업 지정 검토…주주권 행사 수순
국민연금은 KT의 대응에 따라 비공개 대화 기업 지정 여부를 포함한 다음 단계의 주주권 행사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사회 권한 문제에서 현 기조가 유지될 경우, 연금 차원의 추가 주주활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배당정책, 임원 보수한도, 법령 위반 우려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 반복적인 반대 의결에도 개선이 없는 사안, ESG 리스크 등이 중점 관리 대상이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해 비공개 대화 기업 지정 여부를 심의하고, 이후 공개 주주활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노조까지 가세…KT 지배구조 ‘중대 분기점’
KT 이사회의 월권 논란은 노동조합으로까지 확산됐다. KT 새노조는 이번 사안과 일부 사외이사의 인사 청탁 의혹을 계기로 국민연금에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공식 요구했다. 직원 1만 명 이상이 가입한 KT노동조합 역시 성명을 내고 이사회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지배구조가 한 번 흔들릴 경우 회복에만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장기간 정상적인 지배구조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과거 KT에서 지배구조를 담당했던 김태호 전 KT IT기획실장은 “2008년 당시 사외이사들은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임기 이전에 물러나며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가동했다”며 “현 이사들의 태도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헌 KT 이사회 의장은 “새 대표의 순조로운 취임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
국민연금의 판단과 KT 이사회의 대응이 향후 국내 대표 통신사의 지배구조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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