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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A씨는 이사를 하면서 가재도구 등을 모두 챙겨나갔고, 집 안에는 조금의 식량도 남아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집에 혼자 남겨진 아이는 결국 아무것도 먹지 못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이전에도 딸을 혼자 두고 여러 차례 집을 비운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상습 아동 학대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숨진 아이의 부패 상태가 워낙 심해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가 나와야 과학적으로 굶어 사망한 것인지, 생전에 학대 등으로 사망했는지 등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예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여아의 시신은 A씨의 부모가 발견해 지난 10일 경찰에 신고했다. A씨 어머니는 “빌라의 만기가 됐으니 집을 비워달라”는 집주인의 말을 듣고 빌라를 찾았다가 숨진 외손녀를 발견했고, A씨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이 빌라에는 아이 혼자 난방도 안 된 방에서 숨져 있었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미라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11일 살인 혐의로 구속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숨진 딸에 대해 “전 남편의 아이라 보기 싫었다”며 “아이가 빌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죽었을 것이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아이의 친부는 오래전 집을 나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으나, 경찰은 이날 친부를 찾아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한편 A씨는 최근까지 매달 지자체가 숨진 아동에게 지급하는 양육·아동수당 20만 원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돼 공분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