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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건설이슈]분양원가 공개… 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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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I 2018.11.17 08:00:00

내년 1월부터 공공택지 분양원가 항목 62개로 확대
과거 노무현 정부 때 도입해 이후 단계적 폐지
과거 집값 잡기 실패 전례·공급 축소 등 지적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토교통부가 지난 15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전국 공공택지 내 분양가격 공시 항목을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집값을 잡는다는 명목하에 경기도, 서울시에 이어 정부도 내년 1월부터 공공택지 분양원가 항목을 현행 12개에서 62개로 확대하기로 한 것인데요. 이미 10년 전인 노무현 정부 시절에 시도했다가 부작용을 경험한 만큼 이번에는 시장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분양원가를 공개할 경우 분양가 인하 압박은 물론 일종의 영업 기밀을 공개함으로써 소비자 등 외부로부터 압박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분양가 상승 핵심은 땅값인데 정작 토지를 공급하는 정부가 공공택지 가격은 그대로 두고 애먼 건설사들만 잡고 있다는 불만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주장하는데는 이미 지난 2007년 참여정부 시절 분양가상한제 도입으로 역효과를 냈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당시 노무현 정부는 집값 억제를 위해 공공주택은 61개 항목, 민간은 7개 항목을 공개하도록 했는데 이에 따른 부담으로 시행 직후 건설사들의 공급 물량을 크게 줄였습니다. 또 오히려 집값은 상승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5년 뒤인 이명박 정부 시절 공공부문에 대한 공개항목이 12개로 축소됐으며, 2014년에는 민간택지에 대한 공개의무가 폐지됐습니다.

다만 국토부 입장은 단호합니다. 분양 원가가 공개되면 말 그대로 분양가와 관련한 대부분의 것이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분양가 뻥튀기’를 상당 부분 안정시킬 수 있는 데다 현 정부 들어 치솟은 집값을 안정화하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공개되는 분양가 정보는 택지비(택지구입비, 기간이자, 그 밖의 비용)·공사비(토목, 건축, 기계설비, 그 밖의 공종, 그 밖의 공사비)·간접비(설계비, 감리비, 부대비)·기타비용 등 4개 항목의 총 12개로 구성돼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이런 공시항목이 62개로 늘면서 공사비나 간접비 항목이 세분화됩니다. 예를 들어 1개 항목이었던 건축비가 용접·조적·미장·단열·가구·창호·유리·타일·도장·도배·주방 공사 등 23개로 나뉘는 것입니다. 지난 2007년 9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운영했던 61개 공시 항목과 대부분 비슷해 보인다는 점에서 그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양가 공개 움직임은 중앙정부보다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시작했습니다. 경기도는 지난 9월부터 도(직속기관 및 사업소)와 경기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계약금 10억원 이상의 공공건설공사 원가를 도·공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도 지난 14일 분양하는 공동주택의 분양원가 공개 항목을 현행 12개에서 61개로 대폭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논리대로 분양원가 공개가 분양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사실 현재에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분양가가 높으면 보증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새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 보다 더욱 낮게 책정돼 현재 분양시장에서 나타나는 ‘로또 아파트’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의 분양원가 공개가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려면 시행 전부터 철저한 검증이 먼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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