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 기업분할로 매각 수순 밟나…투자자 이탈 러시

김대웅 기자I 2018.02.11 11:01:18

기업분할 결정이 사업매각 우려 불러
실적부진 전망 더해지며 주가 급락세 지속
노사갈등에 당국조사 등도 투자심리 위축 요인

한화테크윈 주가 흐름.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화테크윈(012450)이 실적 부진과 사업 매각 우려로 지속되는 주가 하락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사명 변경과 기업분할 등을 결정하며 구조개편을 통한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더 커지며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테크윈 주요주주였던 홍콩계 투자자문사 티로우프라이스는 보유하고 있던 한화테크윈 주식 241만2929주(4.59%)를 처분했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이로써 보유 지분은 0.48%로 줄어들었다.

이렇듯 계속되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이탈에 한화테크윈 주가는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올해 들어서만 20% 넘게 급락했다. 지난 2016년 말 고점에 비하면 60%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이달 들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이어지며 주가가 지난 2015년 6월 이후 3년 만에 최저가로 떨어졌다.

최근 가파른 주가 하락세는 실적 부진 우려가 높은 가운데 또다시 사업부문 분할을 결정하면서 매각에 대한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2일 시큐리티 사업부문을 별도 비상장사로 분할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오는 4월 1일부로 기업분할이 실행될 예정이며 총 자산의 10.8%, 부채의 14.7%, 자본의 7.8%가 분리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분할기업 지분 100%를 존속법인이 소유해 연결재무제표에는 차이가 없지만 이 결정이 매각 전 단계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분할은 통상 IPO(기업공개)나 매각 전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며 “한화테크윈의 시큐리티 부문이 꾸준한 부진을 이어오고 있어 그룹에 존속될 이유를 실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차후 매각 절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사업 분할로 한화지상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 존속법인 한화테크윈을 설립한 데 이어 약 6개월 만에 또다시 법인을 결정했다.

지속적인 실적 부진도 가파른 주가 하락의 요인이 되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3분기 시큐리티 사업의 부진 등으로 인해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KB증권은 한화테크윈의 4분기 매출액이 1조 4680억원, 영업이익은 462억원을 기록하며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수주가 연말에 몰린 것과 환율 하락도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분위기가 어수선한 점도 주가에 부정적인 요소다. 새 정부 들어 방산비리가 속속 적발되면서 이와 관련해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삼성테크윈을 인수할 당시부터 지속돼 온 노사 갈등도 우려 요인이다. 지난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한화테크윈이 전방위적인 노조 탄압을 벌이느라 미숙련자를 정비 작업에 투입해 공군 주력 전투기 조종사들의 생명이 걸린 엔진까지 부실 정비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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