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준형 기자] 지난해 8월 현대그룹에 회계 장부 공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던 현대엘리베이터(017800) 2대 주주인 독일 엘리베이터 제조기업 쉰들러그룹(쉰들러 도이치랜드)이 최근 회계장부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 쉰들러 도이치랜드는 법원에 현대그룹의 파생상품 관련 회계장부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쉰들러그룹이 지난해 중순 현대그룹에 파생상품 회계 장부 공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지 5개월 만이다. 현대상선(011200)의 경영권방어를 위해 맺은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계약으로 쉰들러그룹이 손실이 봤다며, 주주로서 내역과 조건 공개를 요구했지만 당시 현대그룹은 이를 거절했다.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해온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동안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계약을 맺었다.
2006년 현대중공업과의 경영권 분쟁을 거치면서 넥스젠(Nexgen)과 주식 스왑 계약을 체결한 뒤 케이프 포춘(Cape Fortune), NH증권, 대신증권 등과도 파생상품을 계약했다. 파생상품 조건에는 계약 만기일 현대상선 주가가 최초 매입가보다 낮으면 손실액 전액을 보상해주는 조건 등이 달렸다.
하지만 올 초 4만원에 육박하던 현대상선 주가가 최근 2만5000원대 까지 떨어지면서 손실이 커졌다. 평가손실 등을 포함한 손실액만 올 1분기 608억원, 2분기 481억원, 3분기 1088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12월 중순 쉰들러에서 법원에 회계장부 청구소송을 제기했다"며 "`케이프 포춘` 등과 맺은 파생상품 계약으로 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의 마찰이 커질 경우 불똥이 경영권 분쟁쪽으로 흐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쉰들러그룹은 지난해 9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5만2386주(0.49%)를 추가로 장내매수하는 등 지분을 늘리고 있다. 현재 총 보유주식은 375만6018주(35.0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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