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 진실은?

공희정 기자I 2008.05.02 10:31:50

PD수첩 방영이후 논란 확산..네티즌 온라인 상에서 대통령 탄핵
무책임한 주장도 난무...정부도 뒷짐지고 있어 비난 고조

[이데일리 공희정기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 후 광우병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국민들 사이에 쇠고기와 광우병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달 29일 MBC의 `PD수첩`이 광우병 안전성 논란을 방송한 이후 더욱 확산되고 있다.

쇠고기와 광우병을 둘러싼 논란은 온라인상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 현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핵심은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에 맞춰져 있다.

지난달 29일 `PD수첩`은 지금 미국에선 역사상 최대 물량인 6만 4000톤의 쇠고기가 리콜되고 있으며 청문회가 열리는 등 미국산 쇠고기가 자국 내에서조차 안전성을 의심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 일본,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가장 허술한 조건에 수입협상을 맺었고 미국산 쇠고기에 문제가 생겨도 당장 수입금지 조치를 할 수도 없는 현실을 고발했다.

이어 미량의 광우병 오염물질만으로도 인간 광우병을 일으킬 수 있고 한국인의 유전자 구조는 광우병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리 민족은 광우병에 약한 유전자형을 가진 비율이 90%가 넘어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에 비해 광우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방송이 나간 이후 파문은 확산일로다. 실제로 지난 1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진행된 `미 쇠고기 졸속 협상 무효화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에는 이미 17만명에 달하는 네티즌들이 참여했다.

또 지난달 6일 시작된 `이명박 대통령 탄핵요구 서명운동`도 2일 오전 10시 현재 48만명을 돌파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쇠고기 협상안을 받아들인 후 서명운동 참가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오프라인 집회·시위도 잇따라 열릴 전망이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은 인터넷 상에서 거세다. 진보논객을 자처하는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청와대가 광우병에 걸린 소 두뇌"라며 현 정부에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광우병 파동이 정치적 입장과 연계되면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각종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점. 이로인해 국민들의 먹거리가 위협받고 있고 국민들만 불안에 떨고 있다.

`광우병이 타액으로도 전염된다` `수돗물로도 전염된다` `젤리, 과자, 떡볶이, 오뎅국물, 피자를 먹어도 광우병에 걸릴수 있다` 등의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MBC `PD수첩이 제기한 한국인 유전자 등 관련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거나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라고 반박한다.

우리 민족의 유전자가 구미 사람보다 광우병에 약하다면 미국의 200만 교포들이 아무 문제없이 산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수 있냐는 것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른바 광우병 괴담을 근거없는 `혹세무민`으로 규정하는 등 파문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잇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일 "지나친 광우병 공포감 조성이 인터넷과 공중파 방송을 통해 퍼지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면 광우병이 확산될 것이라는 주장은 정확하지 않은 논거에 바탕한 선동이고 그런 주장은 (온 국민을) 정신적 공황으로 몰고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미국에는 교포 유학생이 많이 살고 있다. 미국 쇠고기를 먹는 유학생과 교포들이 수백만명이 넘는데 한 분도 광우병에 걸린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개에 따른 광우병 우려와 관련,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정부 뿐 아니라 당에서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실상을 정확히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후 3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지나치게 과장된 광우병 여론 왜곡에 대해 실상을 알리고 국민들에게 협조 당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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