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대표적 중견주택업체인 S사가 1차 부도를 내는 등 중소 건설사들의 자금 압박이 가시화되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전문건설업체인 S사는 지난 12일 밤 은행권에서 돌아온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다.
이 회사는 13일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할 경우 최종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전북에 기반을 둔 이 회사는 2000년 이후 주택건설 호황을 발판으로 대구, 수도권에 진출하는 등 공격경영을 펼쳐왔다.
그러나 주택건설경기가 침체되고 회사가 의욕적으로 벌여왔던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올해 초부터 유동성 위기설이 나돌았다.
이 회사는 최근 대표적 재무적 투자자인 군인공제회 인수설이 나돌았지만 군인공제회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주택건설업체인 한승건설이 어음 30억원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 회사는 1992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2160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한승건설은 최근 2년 68억원, 85억원의 세후 순이익을 거뒀지만, 올해 초 미분양 아파트 발생 및 공사대금 미회수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2월의 경우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겼는데 미분양 아파트로 대물 변제해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중소건설사들이 연이어 부도를 맞는 데는 경기 침체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지방 건설시장이 침체되면서 이들 지역에 대규모 사업을 벌인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현실화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 한국신용정보 자료에 따르면 주택전문건설업체의 경우 PF지급보증과 순차입금의 합계액이 지난해 말 현재 자기자본의 68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2005년말 404.7%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특히 지방 사업비중이 높은 일부 건설사의 경우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시행사 등의 부도로 인해 지급보증한 채무를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지역은 땅값이 높아 중견건설사들의 진입이 어렵고 결국 지방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며 “지방 건설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해당 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됐고, 결국 줄도산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