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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식 개막일인 전날(31일) 0시부터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일대가 전면 통제되면서 보문관광단지 전체가 사실상 ‘진공상태’로 유지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등 21개국 정상급 인사가 참석하기로 예고되면서 경주 일대의 경호·보안이 한층 강화된 것입니다. 행사 종료 시점까지 APEC 관계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비표가 없는 차량과 인파는 보문단지 내 출입이 전면 제한됩니다.
APEC 기간 동안 총력 대응을 위해 경찰은 경주 전역에 약 8000명의 경비 인력을 배치하고, 최대 1만90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할 수 있는 비상태세를 유지했습니다.
단순 경비를 넘어 외국인·특정 국가를 향한 혐오성 집회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 방침을 세웠습니다. 경찰은 집회 신고 단계에서부터 문구와 표현을 검토해 위험도를 평가하고, 위험 수준에 따라 집시법상 처분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집시 현장에서는 경고 방송을 반복 송출하고 대화경찰과 방송차량을 배치해 혐오 발언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집단 마찰을 유발하거나 외국인·상인·시민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에는 즉시 이동 조치나 해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최고 수준의 보안 속에서도 경주 곳곳에서는 찬반 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졌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첫날인 지난 29일에는 ‘반(反) 트럼프’와 친미 성향 단체의 맞불 시위가 동시에 열리며 긴장감이 높아졌습니다.
반트럼프 집회를 진행하던 일부 시위대는 경찰 통제선을 뚫고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국립경주박물관 인근으로 접근하다 제지당했으며, 또 다른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 숙소인 경주 힐튼호텔 앞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습니다. 반면 황리단길 등 주요 관광지 주변에서는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시위대가 ‘윤어게인’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맞불 집회를 벌였습니다.
경찰 내부의 기강 해이도 다소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경호·경비 지원을 위해 파견된 경남경찰청 소속 경찰관 6명이 숙소 내에서 음주를 하다 적발돼 소속청으로 복귀 조치됐습니다. 이들은 근무지 숙소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일부가 구토를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