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에는 자기계발, 재테크 등 비문학 서적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올해는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저서를 비롯한 문학 책이 주를 이뤘다. 7일 출판계에 따르면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대형 서점 3곳에서 올 1월 1일 가장 많이 판매된 도서 1~3위는 모두 한강의 저서였다. 1위는 ‘소년이 온다’(창비)가 차지했고, ‘채식주의자’(창비)와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가 뒤를 이었다.
특히 새해 첫날 베스트셀러 100위권 내 소설만 교보문고에서 15권, 예스24에서 19권, 알라딘에서 21권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그중 △양귀자의 소설 ‘모순’(쓰다) △최진영의 소설 ‘구의 증명’(은행나무) △정대건의 ‘급류’(민음사)는 역주행 대표작이다.
|
이처럼 이례적인 소설 열풍은 지난해 10월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서점 관계자는 “연말 연초에 베스트셀러나 이슈가 있는 책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한강 책은 휴가 기간, 개학 전 읽어 보겠다고 결심한 독자들이 많아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강의 저서가 베스트셀러 1~3위를 석권한 가운데 필사 책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위즈덤하우스)가 4위에 올랐다. 이어 행동의 중요성을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설명한 계발서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현대지성)가 뒤를 이었다.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는 지난해 출간 즉시 불티나게 팔리며 필사 열풍을 몰고 왔다. 서점 측은 “책은 양질의 도서 추천은 물론, 필사 효용을 두루 짚어내며 어휘력을 늘리기 위한 필사 가이드까지 알차게 담겨 있다”며 “새해를 맞아 필사를 시작하려는 입문자들에게 호응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년을 맞아 재테크 및 경제 공부를 하려는 독자들도 많았다. 곽지현의 저서 ‘이 책은 돈에 관한 동기부여 이야기’(생각지도), 대한민국 대표 트렌드서 김난도의 ‘트렌드 코리아 2025’(미래의창) 등이 독자 선택을 받았다. 알라딘에 따르면 곽지현의 저서는 7일 기준 20대 ‘자기계발’ 분야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수성 중이다. 저자는 최저시급을 받으며 24살에 1억원을 모아 SBS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던 인물이다.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사이드웨이)은 올초 화제작이다. 지난달 26일 출간 뒤 주요 서점 사회·정치 분야 판매 2위를 기록 중이다. ‘가짜 노동’이 판치는 공직 사회의 민낯을 폭로한 책은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 나며 판매량이 급증했다. 최근 국내 출간한 밥 제솝의 책 ‘국가론’(여문책)은 ‘12·3 계엄’ 사태 이후 국가의 본질과 역할을 묻는 독자들의 수요가 늘어났다.
서점 관계자는 “독자들이 혼란스런 정국에 이 책의 내용을 한국 사회의 전체 문제로 확장해 받아들이는 것 같다”면서 “연말·연초는 한 해를 새롭게 준비하는 시기인 만큼, 자기 계발서나 학습서 판매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흐름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