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족들에 따르면 1929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1948년 단신으로 월남해 그해 시 ‘문풍지’로 등단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고인은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이후 문화공보부, KBS, 한국외환은행 등에 잠시 재직 뒤 장안대 교수로 봉직하다 1996년 퇴직했다. 1959년 첫 시집 ‘상심하는 접목’을 펴냈다. 1961년에는 김종삼, 김요섭 시인 등과 함께 문예지 ‘현대시’의 창간 동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1992~1994년 제28대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다.
김 시인은 정지용, 김기림에서 시작해 김광섭, 박남수 등을 거치며 형성된 모더니스트 시인으로 평가된다. 서구 모더니즘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통한 명징한 시 세계를 추구한 시인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한국시의 국제화를 위해 힘쓰면서 한·중·일 시단 교류에도 앞장섰다. 시집 ‘오전의 투망’, ‘천상의 꽃’, ‘앓는 사내’ 등이 있으며, 평론집 ‘존재에의 향수’, ‘아이러니의 시학’, ‘일본현대시인론’ 등을 펴냈다. 한국시인협회상, 대한민국문학상,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 청마문학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김상수(바움커뮤니케이션 회장)·김상일(조각가)·김상호(대만 과기대 학장 겸 대만 현대시인협회장)씨, 딸 김상미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10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