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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위런 대만 국립중산대학 교수는 13일 뉴욕타임스(NYT)에 “라이칭더가 차이잉원(현 총통)의 노선을 고수한다고 해도 이는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속도를 내겠다는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의 생각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차이잉원 집권 8년에서보다 라이칭더의 새 정부에 대한 압박 강도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 아래서 부총통을 지낸 라이 당선자는 차이 총통보다 더 강경한 대만 독립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만 선거에서 중국이 관영 매체를 동원해 민진당을 비난하는 등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마다치 않았던 이유다.
외신은 조만간 중국이 무력시위 등 실력 행사에 나설 가능성을 경고했다.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몇 주 안에 대만에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경제적·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했다. 특히 미국은 조만간 의원과 전직 관료로 구성된 비공식 사절단은 대만에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의 방문을 전후해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레프 라흐만 대만 국립정치대학 교수는 “다음 주가 중국의 대응을 확인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대규모 군사 훈련 △정제된 군사적 위협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비난성명 등을 예상했다.
오는 5월 20일 라이 당선자의 취임식도 ‘양안 관계’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라이 당선자가 취임사 등을 통해 대만 독립 노선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 중국은 이를 대만을 위협하는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왕젠민 중국 민난사범대교수는 중국이 5월 라이 당선자의 취임 이후 대만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대립이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정부는 대만 유권자가 민진당을 포기하도록 겁을 주는 데 실패했다”며 “이젠 (라이칭더 당선을) 후회하게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동안 중국과 대만이 정면 대결을 선택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니얼 러셀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미국 각계에선 중국이 대만 유권자를 ‘응징’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가정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지난 몇 달 동안 미국과 긴장을 완화한 상황에서 이를 수포로 되돌리진 않을 것이라고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 라이 당선자로서도 강경한 대만 독립 노선을 추구하긴 어려운 형편이다. 총통 선거에선 이겼지만 입법원(의회) 선거에서 과반 달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국민당 소속으로 입법원 의원을 지낸 쉬위런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은 “과반 의석을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많은 타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