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檢 이재명 영장 청구, 추석 전 혹은 후?…계속되는 신경전

김범준 기자I 2023.09.10 17:25:49

수원지검, 9일 李 소환 8시간 만에 조사 중단
"건강상 이유"…이재명, 11일째 단식 농성 중
檢 "12일 추가 조사해야" vs 李 "일정 조율 필요"
민주당, 고의 지연 의혹엔 "그럴 이유 전혀 없어"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 대표의 건강상 이유 등으로 조사가 중단됐다. 검찰이 제시한 이달 12일 추가 소환을 두고 이 대표 측이 일정 재조율을 요구하며 또다시 신경전에 들어가면서, 이번 추석 전 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 천막에서 누워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0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전날)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하지 못한 ‘정치검찰’ 앞에서도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면서 “검찰은 이 대표의 결백을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이라고 하는 등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묘사해 언론에 배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의 조서 서명날인 거부는 진술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검찰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라) 수사’에 대응한 정당한 권리 행사”라며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비열한 ‘정치사냥’을 지금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 후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추가 소환을 이야기했는데 언급 자체가 이미 혐의 입증에 실패한 것”이라며 “관련 수사가 2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아직까지 전혀 혐의 입증이 안 되고 있다. (이달 12일 재조사 일정에 대해) 검찰과 추가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앞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연루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두 차례 일정 줄다리기 끝에 지난 9일 수원지검에 출석해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 조사는 약 8시간 만인 오후 6시40분쯤 이 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중단됐다. 이 대표는 조사 중단 후 전체 조서의 약 3분의 1 분량을 열람했지만, 진술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서명 날인을 거부하고 같은 날 오후 9시 43분쯤 귀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과 시기 등을 두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검찰이 오는 추석 전에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따랐지만, 지금처럼 소환 조사가 지지부진할 경우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검찰이 추석 전에 영장을 청구하려는 계획이었던 것 같은데, 이 경우 이 대표의 구속 관련 화두가 명절 밥상에 오르게 되는 것”이라며 “민주당에서는 검찰이 정치적 스케줄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단식을 선택한 배경에도 최대한 영장 청구 시기와 기소 타이밍 등을 뒤로 늦추려고 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단식을 하다가 병원에 입원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다고 전제했을 때, 그 상황에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워질 것”이라고 봤다.

검찰이 현역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국회에 체포동의요구서가 도착하면, 다음 본회의에 보고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을 표결한다. 이달 남은 본회의는 21일과 25일에 예정돼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의 고의 일정 지연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데일리와 만나 “검찰이 지금까지 (이 대표에 대한) 긴 수사로도 아무런 물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계속 주변만 사냥하듯 맴도는 것”이라며 “(이 대표 입장에서 일부러 수사 기간을 끌)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