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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0.34%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9% 뛰어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0.14% 올라 7주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특히 S&P500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4300선에 바짝 다가선 데 이어, 전저점인 작년 10월 대비 20% 이상 오르면서 강세장에 진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40년대 이후 가장 긴 약세장이 끝났다”고 평가했다.
최근 부채한도 협상이 마무리된 데 이어 고용지표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누그러뜨리면서 투자심리가 대폭 개선된 영향이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2일 발표한 5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이 3.7%까지 상승했고, 임금상승률도 4.3%로 전달(4.4%)보다 둔화했다. 또 9일 공개된 미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만 1000건으로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연준이 오는 13~14일 개최하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강화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동결 가능성은 70.1%,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29.9%로 각각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하고 인공지능(AI) 열풍 등에 힘입어 미 주식시장에선 빅테크를 중심으로 투자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
다만 강세장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골드만삭스는 대형 기술주가 주도한 랠리가 가치주 재평가 랠리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올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4000에서 4500으로 상향했다. 그러면서 S&P500의 공정 가치가 최소 5%에서 최대 14%까지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체리레인 인베스트먼트의 릭 메클러 파트너도 로이터에 “현재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생각에 기반한다”며 “금리인상이 멈추면 더 넓은 시장이 랠리를 시작해 지금까지 상승을 주도해온 대형 기술주 랠리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에도 S&P500지수가 4300선을 넘어선 뒤 연준의 금리인상 때문에 하락반전한 전례가 있다. 또 최근 상승세가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메타(페이스북)·아마존·테슬라·알파벳(구글) 등 빅테크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플랫폼 오리온의 팀 홀랜드 최고투자책임자(COO)는 로이터에 “아마도 역사상 가장 싫어하는 강세장이 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투자심리가 극도로 침체해 여전히 약세장에 머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금리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오는 13일 발표되는 5월 CPI 상승률이 변수가 될 수 있다. WSJ이 집계한 지난달 CPI 상승률 전망치는 전년 동월대비 4.0%다. 전달(4.9%)보다는 크게 낮아진 수치지만 연준 목표치인 2%보다는 여전히 2배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예상치는 5.3%로 전달(5.5%)보다 소폭 둔화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근원물가는 연준이 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주의깊게 보는 지표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매파적(긴축 선호) 색채가 강한 동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금리인상을 완전히 멈추는 것이 아니라 한 템포 쉬었다가 다시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과 함께 5~7일 42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7%가 미국의 기준금리가 5.5~6.0% 사이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으로 최소 두 차례는 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