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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를 불러일으켰다. 유럽은 천연가스 수요의 대부분을 러시아발 파이프라인, 이른바 PNG 형태로 공급받아 왔는데, 전쟁 여파로 공급 물량이 70% 줄어들면서 유럽에 에너지 위기가 찾아왔다. 유럽 각국이 천연가스 부족분을 주로 한중일 등 아시아권에서 써오던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하면서 국제 LNG 가격도 덩달아 급등하면서 국내도 에너지 대란의 영향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장원재 지사장은 현 국제 에너지 위기가 비단 전쟁 영향만 있는 게 아니라고 봤다. 자국에 56개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며 주요 발전원으로 삼던 ‘전력 부국’ 프랑스가 25개 원자로 내 부식 문제가 발견되면서 원전 가동을 대폭 줄였고 시장은 내년에도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상황으로 보고 있으며, 올 여름을 강타한 극심한 더위로 인해 노르웨이, 독일을 비롯한 주요국의 강물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력·원자력 발전량 및 석탄 운송량이 대폭 줄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 지사장은 “유럽은 대표적 화석연료 생산국이자 에너지 대국인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 제재에 나서며 큰 딜레마에 직면했다”며 “올겨울은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 등 요인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10% 줄어들며 LNG 국제시세도 주춤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LNG 가격은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럽이 올겨울에 앞서 LNG 비축율을 95%까지 늘리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등 잘 대처하고 있지만 러시아 PNG 공급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한 유럽 각국은 중국 등으로 가는 LNG 공급 물량을 계속 가져올 수밖에 없고 국제 LNG 시세도 그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 지사장은 “유럽 각국이 러시아 천연가스 수급 차질을 미국으로부터 LNG 도입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지만 미국 내 액화 설비 및 유럽 수입 기지들이 대대적으로 완공되는 2025년까지는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만약 그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튀르키예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PNG를 끊거나, 코로나 봉쇄 정책을 종료한 중국이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라 LNG 도입에 의지를 보인다면 국제 LNG 가격은 또다시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