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국민들에게 개방된 청와대가 패션 화보 촬영지로 사용된 가운데,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폐쇄는 실패한 결정”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23일 탁 전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결국 청와대 폐쇄는 아마도 윤석열 정부의 시작은 물론 정부가 끝난 이후에도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며 그 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단순히 집무실을 이전한 게 아니다. 청와대라는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상징적 공간을 과반의 국민적 동의 없이 폐쇄했다”면서 “폐쇄하는 것에 그친 게 아니라 공간을 개방이라는 허울로 포장해 역사적으로 단절시켜버렸다. 이러한 권한은 누구도 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 모델 한혜진씨가 촬영한 청와대 화보 사진(왼쪽)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사진=보그코리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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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폐쇄는 절차와 과정, 기대효과까지 모두 실패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면서 “청와대 폐쇄로 연쇄적이고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견했는데 이미 의전, 경호, 보안, 소통, 업무 연속성, 위기대응 등 모든 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자업자득이지만 속상한 건 그 자업이 대한민국의 국격과 많은 국민들에게 부끄러움으로 전이된다는 것”이라고 발언의 강도를 높였다.
또 탁 전 비서관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이 용산 대통령실 마당에서 이뤄진 것을 두고 “새 정부는 광복절을 용산 이전의 당위를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사진=보그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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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청와대 개방으로 인한 부작용을 거론하며 “급조한 개방행사, 관람객들의 쓰레기 하나 제대로 대처 못 하는 관리부실의 문제, 총독관저 모형 복원 논란, 상업광고 촬영 등 설익은 활용계획은 부정여론을 더욱 공고하게 한다”고 쏘아붙였다.
끝으로 탁 전 비서관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만들어 개방했던 것에 비유하며 “일본이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만든 이유는 식민지 백성들에게 오락거리를 제공하면서 대한제국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새 권력인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호감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며 “과연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폐쇄는 어떤 이유냐”고 반문했다.
| (사진=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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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날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의 공식 홈페이지엔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제목의 화보 사진이 공개됐다.
해당 화보는 문화재청이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하나로 보그 코리아와 협업한 것으로, 촬영엔 모델 한혜진·김원경·김성희·오송화·이애리 등이 참여했다.
총 32장으로 구성된 화보는 청와대 본관·영빈관·상춘재·녹지원 등에서 촬영됐으며, ‘새로 공개한 청와대’라는 공간과 패션을 동시에 소개하는 콘셉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보그와의 협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 (사진=보그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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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보그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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