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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벤틀리는 작년 1만4659대의 자동차를 팔았고, 이는 전년 대비 31%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고 기록이다. 가장 싼 모델이 30만달러(약 3억6000만원)인 롤스로이스도 같은 기간 5586대를 팔아 49%가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최고급 세단을 갈망하는 수요층의 자본 소득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기록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마틴 프리츠 롤스로이스 미국 지사 사장은 “최근 롤스로이스의 초호화 자동차의 평균 고객 연령은 약 43세로 낮아졌고, 대부분은 30대다”며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에도 오히려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암호화폐나 주식 투자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이 롤스로이스를 처음으로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자동차 회사에서도 고급 차량의 판매량 증가가 더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부족 위기에 처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략과도 관련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반도체가 부족해 예년처럼 모든 모델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진이 많이 남는 고급 모델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 이익 하락을 방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부유층의 자본 소득이 늘어난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작년 폭스바겐의 주요 생산라인은 교대 근무가 중단되는 등 정상 가동 되지 않았다. 그 결과 폭스바겐 그룹의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8.1% 감소한 490만대를 기록했다.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매출이 14.8%가 감소했다. 다만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새로운 전기 자동차 모델은 수익을 냈다. 폭스바겐이 소유한 포르쉐도 작년 30만1915대를 팔아, 전년보다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차 판매는 고급 차량들에 비해 부진하다. 컨설턴트사인 IHS 마킷은 작년 경차 판매 성장률 2.9%에서 올해는 소폭 개선된 3.7%를 기록, 8240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8580만대로,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낮다고 컨설팅 그룹 워어즈 인텔리전스와 LMC 오토모티브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