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오늘 전면파업…“위법주총, 원천 무효다”

김미경 기자I 2019.06.03 09:12:41

3일 국회서 기자회견 열고 위법성 증거제시
“법 무시한 물적분할…법적소송 제기할 것”

현대중공업 주주총회날인 31일 오전 현대중공업 노조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마음회관 앞에서 회사 측과 노조 측이 대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의 주총장 봉쇄에 따라 주총장을 한마음회관에서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하고, 회사분할안건을 승인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물적(법인)분할 승인에 반대해 3일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또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총의 위법성에 대한 현장자료와 증거를 제시하는 한편, 주총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3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파업에 돌입하고 울산 본사 내 노조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번 파업은 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된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 무효를 주장하며 벌인 첫 파업이다.

노조는 이날 하루 전면파업을 벌이면서 주총 무효투쟁 돌입을 선언하고, 향후 추가 파업 여부 등에 대해 집행부 회의를 거쳐 결정키로 했다.

앞서 사측은 지난달 31일 당초 주총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이 노조에 봉쇄되자 울산 남구 울산대 체육관으로 장소를 변경해 주총을 열고 법인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노조는 우리사주조합 등 주주들이 갑자기 변경된 주총일정과 장소를 충분히 알 수 없었고, 새 주총장이 당초 주총장과 무려 20㎞나 떨어진 곳이어서 주총개최 시간에 맞춰 현실적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았다며 주총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한마음회관 주변에서 확성기와 유인물 등을 통해 주총일정과 장소 변경사실을 충분히 알렸고, 법원검사인의 허가를 받아 주총을 연 만큼 법적문제가 없다고 입장이다.

전문가들 역시 대체로 이번 주총 의결에 대해 “무효로 볼만한 하자는 없어 보인다”는 설명이다. 회사법 전문변호사는 “바뀐 주총 장소를 일부 주주에게 선별적으로 알린 것만 아니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면서 “노조의 행사장 봉쇄가 장소 변경의 주요 원인으로 사측의 결정이 무리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조는 금속노조 등 상급단체와 주총 무효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대응을 밟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위법주총 무효에 대한 입장 기자회견을 연다.

노조 관계자는 “지역언론사가 주주인 조합원들의 이동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는데 사력을 다해 이동했음에도 개회시간을 맞출 수 없음이 지역 방송의 화면을 통해 기록으로 남아있다”면서 “결국 회사는 미리 이동시켜 둔 허수아비 주주들만으로 주총을 강행했고, 민주주의의 일반원리와 법규정도 무시하는 사주 독재를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약 3%의 주식을 보유하는 우리사주조합의 조합장은 계속해 사측 주총 실무담당자에게 주총의 시간과 장소 확인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답변을 거부했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11시 10분경 가까스로 울산대 후문에 도착한 조합원은 정작 경찰에 출입이 가로막혀 주총장에 입장할 수 없었다. 위임장까지 제시했으나, 경찰은 주총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까지 출입을 방해했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이렇게 주주들의 참석조차 저지한 현대중공업 주총은 명백한 위법”이라면서 “위법주총에 따른 물적분할을 결코 인정할 수 없고, 무효임을 확인하는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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