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에게 `오래 사세요!`라는 인사를 입버릇처럼 해왔지만, 돈 없이 아프고 할 일 없이 혼자서 오래 산다는 것은 축복이 아닌 재앙이다. 이번 호에서는 `100세 시대(1), 미리 준비하면 축복이다. `(http://www.edaily.co.kr/news/newspath.asp?newsid=01433366599467584)에 이어 30대의 구체적인 100세 시대 준비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흔히 서로 맞수가 되지 않는 상대끼리의 싸움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한다. 기원전 11세기경 당시 강대국이었던 블레셋(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전쟁하기 위해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2미터가 넘은 거인인 블레셋 장수 골리앗은 이스라엘 진영을 향해 자기와 대적해 볼 사람 없느냐며 고함을 질렀다.
서슬 퍼런 골리앗이 기세에 맞서 싸울 병사는 없었지만, 병사들에게 음식을 주러 심부름 왔던 양치기 소년 다윗이 자기가 싸워 보겠다고 나섰다. 다윗에게 갑옷을 입히고 칼을 줬지만, 갑옷은 너무 커서 맞지 않았고, 칼은 무거워서 쓸모가 없어서 갑옷과 칼을 던져 버리고 돌멩이 몇 개만 들고 골리앗에 맞서게 되었다.
다윗은 돌멩이를 하나 꺼내 돌팔매에 넣고 힘차게 돌린 후 골리앗을 향해 날렸고, 정수리를 강타당한 블레셋 최고의 장수 골리앗이 힘없이 쓰러졌다. 서로 맞수가 안 되는 싸움이지만, 다윗은 양 떼를 돌보며 늑대로부터 양을 지키기 위해 돌팔매로 늑대를 수도 없이 쫓아내야 했기 때문에 정지된 표적인 골리앗의 정수리를 맞추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 30대, 시간이라는 다윗의 돌멩이를 활용하라!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30대에도 다윗과 같은 무기가 있다.
바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다윗의 돌멩이가 복리효과를 극대화 시킨다.예를 들어 종잣돈 1억 만들기를 한다고 했을 때 투자기간이 길수록 그리고 수익률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수익률이 10%인 금융상품에 투자해서 1억원을 만든다고 했을 때, 투자기간이 5년이라면 129만원을, 10년이라면 48만원을 그리고 15년이라면 24만원만 투자하면 1억 원을 만들 수가 있다.
당장 자산은 있지만, 고정적인 수입 없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으로 생활비로 충당해야 하는 60대에 비해, 30대는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고 있으며 시간도 있다.
이처럼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을 경주로 본다면 그 레이스는 점점 길어지고 있다. 토끼처럼 폭풍레이스를 할 때도 필요하겠지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거북이처럼 꼼꼼히 재무목표를 설정하고 적절한 힘의 분배를 통해 경주를 준비해야 한다.
◆ 30대의 주요한 재무이벤트……결혼, 자녀교육비, 내 집 마련
직장생활을 갓 시작한 30대는 여러 가지 재무 고민과 마주하게 된다.
사랑하는 연인과 결혼을 해야 하고, 자녀출산과 함께 교육비도 준비하고, 가족의 보금자리가 있어야 하고, 아플 때나 사고시의 위험도 준비하고 그리고 노후준비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이때는 소득 중 절반은 무조건 저축과 투자를 한다는 생각으로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게 아니라 저축하고 남은 돈을 소비해야 한다. 또한 어차피 들어야 할 보험이라면 한 살이라도 덜 먹었을 때, 싸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
여성가족부 자료에 의하면 결혼비용은 남자 평균 7500만원, 여자는 30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취업연령은 남자가 28세 여자가 25세에 취업을 하고, 초혼 연령이 남성이 31.8세, 여성이 28.9세라고 한다.
따라서 남자는 3.8년 동안 7500만원을 모아야 하며, 여자는 3.9년 동안 3000만원을 모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통계청 가계동향에 따르면, 자녀가 태어나서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의 직접비용(식료품비 및 교육비 등)과 간접비용(부모의 기회비용)을 고려했을 때 월평균 1507만원의 양육비가 필요하며, 연간기준 1800만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나라 평균 최초 주택을 마련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8.08년이고 전국의 평균 주택가격이 2.6억 원을 고려할 때 주택구매까지 연간 2600만원(6% 기대수익률)의 자금을 저축해야 한다.
위와 같이 30대가 고민해야 할 주요한 고민 중 몇 개만 열거했을 뿐인데 억대의 금액에 `헉` 소리가 절로 난다.
개인별로 부모의 지원이 있는 경우도 있고 이미 자산을 확보한 경우도 있겠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하루라도 빨리 목표를 세우고 소액이라도 투자에 나서면 된다. 우리에게는 골리앗의 돌멩이인 시간이 우리 편이지 않은가?
여자 자녀가 1세이고, 성장하면서 필요한 양육비, 결혼비용 그리고 약간의 예비자금을 지금부터 준비한다고 했을 때, 월 825천원을 5% 수익을 내는 상품에 투자하여 2.5억 원을 어렵지 않게 마련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대수익률 또한 5%로 물가상승률보다 다소 높은 금액으로 보수적으로 산정하였고, 기대(실제투자)수익이 올라갈수록 필요자금(투자 후 목적금액)은 커질 수 있다.
위와 같이 실행하기로 했다면 목적별 자금을 따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그냥 `교육비`라고 한 통장에 한 펀드에 뭉뚱그려서 준비한다면 갑자기 급전이 필요할 때 펀드 전체를 해지하거나 목적자금별 의미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목적자금 마련은 각각 별도의 통장(펀드)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통장에 `OOO 초등학교 교육비`, `OOO 대학등록금`, `OOO 결혼비용`, `우리 보금자리` 등의 이름을 붙여놓으면 쉽게 손을 댈 수 없게 된다.
◆ 30대의 노후준비, 소액이라도 지금부터 준비하라!
위와 같은 재무이벤트를 준비하다 보면 현실적으로 노후준비를 충분히 하기에는 비현실적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안고 출발해야 한다. 또한 저금리·조기 퇴직·수명연장 등에 대비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55세에 퇴직은 한다고 했을 때 노후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은 25년 내외지만, 수명연장으로 100세까지 산다고 했을 때 55세 퇴직 후 45년을 소비하면서 살아야 한다. 또한 평균연령이 남성보다 높고, 부부간의 연령차를 고려했을 때 혼자 사는 아내를 위한 준비 또한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전략으로는 적립식 펀드 및 연금저축 등을 통한 노후자금 적립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목돈이 생기면 지수형 ELS 등으로 운용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
국민연금 임의가입이란 일정한 소득이 없어 의무가입 대상이 아닌 사람도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제도로 전업주부와 같이 소득이 없는 사람들도 임의가입 형식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임의가입은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이 아닌 18~60세 누구나 가능하며, 10년 이상 내면 국민연금을 평생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60세도 가입해 10년 동안 납부를 하고 70세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 30대를 위한 목적자금별 금융상품
목돈마련 상품으로 뭐니 뭐니 해도 적립식 펀드만큼 과학적이고 안전한 투자는 없다. 비록 주식에 주로 투자를 하지만 펀드단가 평준화효과로 주가가 평균단가 이상 상승하면 수익이 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적립식 펀드는 어떤 것이 좋을까?
필자는 서슴지 않고 인덱스펀드를 최고로 꼽는다. 모든 금융상품에서 수익률을 갉아먹는 주가지가 있는데 바로 수수료와 세금이다.
2008년 `세기의 한판 승부`라고 불렸던 재미있는 대결이 벌어졌다. 워렌버핏의 인덱스펀드(뱅가드의 S&P500 인덱스펀드)와 프로테제 파트너스의 헤지펀드(회사가 지정한 5개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가 2008년부터 10년 동안 누가 수익률을 많이 낼 것인지에 대한 대결이다.
양쪽이 각각 32만 달러씩 총 64만 달러를 걸었고, 미 국채에 투자하여 10년 후 100만 달러가 되면 승자가 후원하는 자선단체에 전액 기부한다고 한다.
워렌버핏은 승부의 핵심은 수수료에 있다면서 헤지펀드가 올리는 10년간의 수익률은S&P500지수의 수익률을 이기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인덱스펀드는 연 0.15%의 수수료를 떼지만, 헤지펀드는 2.5%의 운용수수료와 성과수수료를 떼는 구조로, 수수료 차이만도 17배 가까이 되므로 인덱스 펀드가 훨씬 더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1천만 원을 투자하여 단순하게 수수료를 10년 동안 뗀다고 했을 때, 인덱스펀드의 10년 동안의 수수료는 15만원이지만, 헤지펀드 수수료는 자그마치 250만원에 달하게 된다. 누가 이길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대부분의 월가 전문가들은 결국 수수료가 이 승패를 가름할 것이라며, 버핏이 이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가 권하는 인덱스펀드는 `우리프런티어뉴인덱스플러스알파펀드`로 3년 누적수익률이 85%로 코스피대비 약 15% 이상 초과수익을 달성한 펀드이다.
목돈마련 및 목돈자금 활용으로 ELS(주가연계상품)만한 상품도 없다. ELS는 잘만 고르면 주가 하락기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수익을 낼 수가 있는 대안상품 중 하나이다.
2003년 도입된 이후 지난해 말 발행규모가 27.5조원까지 커질 정도로 대표 고수익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통 주식이나 펀드는 투자상품의 가격이 상승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지만, ELS는 주가가 일정수준까지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ELS(주가연계증권, Equity Linked Securities)는 대부분 채권과 파생 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원금보장형과 원금비보장형으로 구분된다. 사전에 금리와 만기가 정해져 있으며, 기초자산(주식·지수)의 가격이 정해진 조건을 만족하게 하면 약정된 금리를 준다.
가장 일반적인 지수형 월 지급상품으로 만기 3년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매월 1%(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며, 6개월마다 조기상환(6개월·12개월-95%, 18·24개월-90%, 30개월·36개월-85%) 기회를 주는 구조이다.
또한 매월 받는 수익금은 적립식 펀드에 재투자함으로써 투자의 복리효과를 꾀할 수도 있다.
적립식 펀드는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을 낼 확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투자기간이 길고 환매 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보완하여 운용하는 방법이 `스마트 인베스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스마트 인베스터`는 ETF 자동매매시스템으로 기존의 매월 고정된 일자에 균등한 금액을 투자하는 일반 적립식과는 달리, 종합주가지수가 내릴 때 더 많은 금액으로 지수형 ETF를 매수하고, 오를 때에는 덜 사는 방식으로 평균매입가를 낮추는 전략이다.
매도 시에는 직접 원하는 가격에 매도주문을 낼 수도 있고, 평균매입단가를 기준으로 원하는 수익률에서 자동으로 주문이 나갈 수 있게 설정할 수도 있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55세 이후부터 5년 이상 연금 형태로 받고 납입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하며, 계약자·피보험자·연금수령자가 같아야 한다.
연간 400만원(월 33만3000원)을 납입할 경우 과세표준에 따라 6.6%~41.8% 소득세율이 적용돼 매년 26만4000원부터 최고 167만2000원까지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만기 뒤 연금을 받을 때에도 금융소득세 15.4%가 아닌 5.5%의 연금 소득세가 과세한다. 소득공제 항목이 없는 자영업자도 연금저축 가입에 따른 소득공제 혜택을 활용할 수 있다는 등 장점이 많은 상품으로, 납입보험료 한도는 월 100만원 이하이며 분기별로 300만원을 넘을 수 없다.
한편 가입자가 납입기간 전에 중도 해지하거나 연금 외의 방법으로 수령할 때는 기타소득으로 간주해 소득세로 22%(주민세 포함)를 납부해야 한다. 또 5년 이내에 중도 해지할 때 해지가산세(2.2%)가 추가로 부과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가입결정을 해야 한다.
김종석(우리투자증권 압구정 WMC WM팀장) / `딸기아빠의 펀펀 재테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