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권 사장은 일본 닛케이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투자는 8.5세대 OLED 패널을 제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산 이전에 LG전자(066570)에 TV용 55인치 패널을 소규모로 우선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LED는 LCD에 이어 업계의 패권을 쥘 것으로 전망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전력소모가 적은데다 더 정밀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현금 떨어진 LGD, 재원 마련 방안은
권 사장의 인터뷰에서 가장 주목할 단어는 `2013년`이다. 계속된 영업적자 탓에 현금창출 능력이 떨어진 LG디스플레이로서는 당장 OLED에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LCD 불황의 골이 깊어진 탓에 올해 상반기 LG디스플레이의 영업적자는 2870억원, EBITDA(현금유입)는 1조422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잘해야 3조원 중반대의 EBITDA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EBITDA(4조2360억원)에 비해 대폭 줄어들 전망.
올해 투자 규모를 1조원 이상 줄인 4조원대 초반으로 봐도,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얘기다.
내년도 문제다. 중국 광저우 8세대 LCD 공장에 1조원 이상 투자한다는 전제 하에 LCD 보완투자, OLED 선투자 등을 묶어 최소 3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박상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재원 확보에 대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 LCD 공장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며, 사실상 마지막 LCD 신규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원한 한 전문가는 "최근 정호영 부사장이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 시기를 단정 짓지는 않았다"며 "내년 4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경우 유상증자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OLED 투자의 경우 애플과의 합의를 통해 선수금을 받아 초기 재원을 해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여력이 있다면 2013년에 투자가 이뤄지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말로만 그칠 가능성이 크다"(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는 냉정한 분석도 나왔다.
결국 이번 투자 발언은 향후 LCD 투자를 대폭 줄일 것이라는 뜻과 동시에 더 늦어지면 경쟁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OLED 시장을 완전히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디스플레이가 OLED에 대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반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5.5세대 양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5.5세대는 태블릿PC 등 주로 IT용을 겨냥한 라인이다.
◇TV업계도 촉각..`애플` 주목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에 TV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013년부터 투자가 이뤄진다면 늦어도 2014년 하반기 정도에는 OLED TV가 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업체는 애플이다. 애플TV에 탑재될지 여부가 초기 OLED 업체들의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증권가 한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도 결국 애플 덕에 큰 재미를 봤다"며 "TV용 OLED 역시 LG전자보다는 애플에 더욱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2014년, 늦어도 2015년께에는 OLED를 두고 삼성과 LG간 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RGB OLED와 백색 OLED를 통해 애플에 납품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이때부터 본격적인 OLED TV 시대가 열릴 조짐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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