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동기자] 금리인상 여파로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냉각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 6년간 세배 가까이 급등했던 중국 상하이의 집값 거품이 해소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상하이 시정부가 발표하는 상하이 주택지수에 따르면, 6월부터 10월까지 상하이 집값은 7.9% 하락했다.
상하이 집값은 지난 6월 정부가 투기 억제를 위해 상하이내 부동산 거래에 대해 매매가격의 최고 15%까지 양도세를 물리기 시작하면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아파트 공급물량이 쏟아지고 있는데다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세까지 실종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싱카이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큐 지청은 "상하이 부동산 가격은 보통 사람이 살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가격 하락은 이미 시간문제였다"고 말했다. 싱카이 증권은 내년에 집값이 10% 이상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8월 공식보고서를 통해 상하이의 고급주택과 중고주택 가격이 거품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최대 상장 부동산 시행업체인 차이나 방크를 비롯해 상하이 시마오, 상하이 산업개발 같은 부동산 업체들은 연말 자금 확보를 위해 분양가를 인하해서라도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상하이 부동산 인덱스의 부사장인 첸 성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연말 결산을 맞아 가격을 낮춰서라도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어 매도 열풍이 불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현재 신규 아파트 공급물량은 966만평방미터로 지난해 말의 359만평방미의 3배 수준에 달하고 있다. 반면 올들어 12월 중순까지 주택 판매 규모는 268만평방미터로 지난해 판매량 349만평방미터의 3분의 2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재고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분양가격을 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 새로운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현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급 증가와 함께 집값이 일반인들이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서 수요가 감소한 것도 부동산 거품 해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하이 부동산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상하이에서 100평방미터 규모의 신규 아파트 구입비용은 평균 91만4000위안으로 지난해 평균 가처분소득 1만6683위안의 55배에 달한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상하이가 중국의 경제 허브로 국제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여전해 가격 급락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싱카이 증권의 큐 애널리스트는 "(상하이 거주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고 상하이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상하이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상하이에서 집을 사겠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상하이 부동산에 70억위안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