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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한 대 팔아선 안 된다…IFA, ‘공간·서비스’ 경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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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기자I 2026.09.06 15: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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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26]
제품 성능 겨루던 가전쇼, AI홈 경쟁장으로
中, 가전·TV·로봇 아우르는 풀라인업 구축
삼성, 모바일·웨어러블까지 연결한 AI 리빙
LG전자, AI집사로 에너지·커머스까지 확장

[베를린=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냉장고와 세탁기 한 대의 성능을 겨루던 가전 전시회가 ‘집’을 파는 무대로 바뀌었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6’에서는 거실과 주방, 침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전시공간이 곳곳에 등장했다. 개별 제품보다 집 안의 가전과 모바일, 에너지·보안·생활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인공지능(AI)홈이 전면에 섰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TCL 전시관의 ‘인스피레이션 해비타트’ 공간에 침실을 본뜬 인공지능(AI)홈이 마련돼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TCL 전시관의 ‘인스피레이션 해비타트’ 공간에 침실을 본뜬 인공지능(AI)홈이 마련돼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가전업계가 경쟁의 단위를 제품에서 공간으로 넓히는 배경에는 시장 성장세의 차이가 있다.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이 고가 가전 교체를 미루면서 냉장고·세탁기 등 전통 가전은 교체 수요에 의존하는 성숙시장에 접어들었다. 반면 AI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여러 제품과 서비스를 묶는 스마트홈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세계 생활가전 시장이 올해 8266억6000만달러에서 2034년 1조3864억6000만달러로 연평균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홈 가전 시장은 같은 기간 547억7000만달러에서 1668억3000만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14.9%로 전체 생활가전 시장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업체들은 이에 맞춰 가전을 한 번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고객과 접점을 이어가는 사업모델을 마련하고 있다. AI가 생활 패턴을 파악해 가전을 작동하고 에너지 사용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이상을 감지해 유지보수를 제안한다. 필요한 식재료와 소모품 구매, 새로운 기능 가전 기능 구독까지 연결해 지속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LG전자 전시관에 침실을 구현한 인공지능(AI)홈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LG전자 전시관에 침실을 구현한 인공지능(AI)홈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경쟁 전환을 재촉하고 있다. 과거 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전시했던 중국 기업들은 이제 TV와 생활가전부터 모바일·자동차·로봇까지 아우르는 자체 생태계를 구축했다. 가격과 제품 수뿐 아니라 제품을 연결하는 플랫폼에서도 한국 기업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실제 IFA 전시장에서도 TCL과 하이센스는 거실과 주방, 침실을 본뜬 AI홈을 구성했다. TCL은 디스플레이와 가전·인테리어를 결합한 ‘인스피레이션 해비타트’를, 하이센스는 주방·세탁·공조·에너지 관리를 연동한 ‘AI 컴패니언 스위트’를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과 단품 수나 가격으로 맞붙기보다 연결의 완성도와 실제 사용 경험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가전과 TV, 모바일·웨어러블을 하나의 생활 흐름으로 묶었고 LG전자는 AI가 이용자의 상황을 파악해 가전을 움직이고 필요한 서비스까지 실행하는 집을 제시했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중국 업체들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저가 공세를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예전에는 가격과 용량이 경쟁 요소였다면 지금은 제품에 고객 경험을 얼마나 담아내느냐로 경쟁의 축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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