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 아태경제팀 민은지 과장, 이나윤 조사역은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아세안 5국의 거시불균형 확대 가능성’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분석했다.
국가별로는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는 베트남(+1.6%)을 제외하고 필리핀(-8.3%), 태국(-7.1%), 말레이시아(-6.0%) 및 인도네시아(-1.5%)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아세안 5개국 수출 비중이 14%에 달하는 만큼 이들 국가의 성장률 저하는 수출에 부정적 여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한은의 진단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10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아세안 5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 6월 전망치보다 1.4%포인트 하향 조정한 -3.4%로 발표했다. 반면 중국(4월 1.2% → 10월 1.9%) 및 아시아 선진국(-4.5% → -4.2%)은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하면서 아세안(ASEAN) 5개국(인니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은 지난 3월말부터 강력한 봉쇄조치를 실시했다. 관광업 부진, 해외송금 감소 등으로 경상수지 악화,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규모 유출, 대외채무 증가 등 대외 건전성에도 부정적 여파를 미쳤다.
아세안 5국의 재정수지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지출 증가로 적자폭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초재정수지 전망치는 -4.7%로 작년(-0.7%) 및 직전 3년 평균치(2017~19년중-0.4%) 대비 큰 폭 하락할 것으로 IMF는 추정했다. 이에 따라 아세안 5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 전망치(47.0%)는 전년(38.6%) 및 직전 3년 평균치(38.5%) 대비 급격히 증가했다. 신흥국 전체 GDP대비 재정수지(-8.8%)에 비해서는 양호하지만 상당 기간 적자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민 과장은 “정부부채 급증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 확대와 높은 외화표시부채 비중은 일부 국가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세안 5국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재정 및 대외부문이 이전에 비해 다소 악화되겠지만 여타 신흥국보다 양호한 기초 경제여건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회복국면이 본격화하면 빠르게 이전 수준의 성장 모멘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