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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배 알체라 대표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벨리에 위치한 이 회사 본사에서 “베트남에 이어 최근 미국에 거점을 마련했다”며 “올해 안에 해외에서 첫 성과를 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영상인식 인공지능(AI) 기술을 보유한 알체라는 카메라앱 ‘스노우’에 3차원(3D) 얼굴분석엔진을 공급하며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벤처기업이다. 김 대표와 황영규 부대표(CTO 겸직)가 2016년 6월 창업한 후 이제 만 3년을 갓 넘긴 알체라는 스노우 앱을 운영하는 네이버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유플러스, 한국전력, 신한카드 등과 협력한다. 매출액도 창업 이듬해 7억원에서 지난해 20억원, 올해는 50억원을 내다보는 등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알체라가 국내 유수 대기업과 공기업, 금융기관과 잇달아 거래하며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김 대표와 황 부대표의 이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영상인식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삼성종합기술원에서 13년 얼굴인식 관련 연구를 이어갔다. 황 부대표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9년, SKT 미래기술원에서 2년 동안 AI기반 얼굴인식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김 대표는 “삼성종합기술원에 있을 당시 우리가 개발한 얼굴인식 기술을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적용했고, 의료영상처리 기술은 삼성메디슨 초음파진단기기에 적용되기도 했다”며 “삼성종합기술원에서의 마지막 성과는 ‘갤럭시S8’ 모델부터 채택 중인 ‘페이스 언락’ 기능”이라고 말했다. 페이스 언락은 스마트폰에서 사용자 얼굴을 인식한 후 잠금을 자동으로 해제하는 기능이다.
김 대표와 황 부대표는 삼성 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영상 인식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창업 초기부터 운도 따라줬다. 이들은 창업과 함께 네이버로부터 15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았다. 네이버가 운영 중인 스노우 앱에 적용할 3D 얼굴분석엔진을 개발해달라는 명목이었다. 김 대표는 “네이버로부터 받은 자금은 사실상 ‘씨드머니’로 창업 초기 회사가 자리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이후 스노우에 성공적으로 기술을 적용하면서 인터베스트·인터벨류 25억원, 수인베스트먼트·신한캐피털 30억원 등 총 3차례에 걸쳐 자금 70억원을 조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거래처 역시 빠르게 늘어났다. 한국전력과는 AI기반 이상상황감지(실시간 산불감지·스마트 시설물모니터링 등), 성남시와는 스마트CCTV 분야에서 얼굴분석기술 협력을 이어갔다. CGV와 증강현실(AR) 키오스크, 신한카드와는 ‘신한 FACE PAY’(페이스페이) 분야에서 협력했다. 페이스페이는 신용카드가 아닌, 얼굴을 인식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알체라 기술력은 정부와 협회도 인정했다. 김 대표는 올해 3월 과학기술정통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이달에는 알체라가 벤처기업협회로부터 최우수벤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내수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한 알체라는 이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알체라는 지난해 말 베트남 호치민에 법인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있는 산호세에 사무소를 냈다. 특히 호치민 법인장은 김 대표가 직접 맡았다. 미국 산호세 사무소는 미국 유학파인 황 부대표가 총괄한다. 구글과 페이팔 등에 투자한 벤처캐피털인 ‘Plug and Play’에서 성장 가능성 있는 상위 15업체로 선정, 미국뿐 아니라 해외시장 확대에 청신호도 켜졌다.
김 대표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원이 진행한 얼굴인식기술 평가에서 전 세계 업체들 중 상위권에 올랐다”며 “글로벌 전자기업인 일본 NEC, CCTV 세계 1위인 중국 HIK와 유사한 수준이며 몇몇 평가 환경에서는 얼굴인식 정확도는 중국 유니콘 기업인 메그비 등에 비해서 2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들과 견줄 만한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올해는 해외시장에서 첫 얼굴인식기술을 포함한 영상인식 기술을 공급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냈으면 한다”며 “내년에는 코스닥을 통한 기업공개도 예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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