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서울행복진로직업박람회가 열렸다. 첫날인 11일 아침부터 서울무역전시장은 학생들로 가득 찼다. 이날 하루에만 2만2000여명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지난 3일간 이곳을 찾은 이들은 6만5000여명. 최근 높아가는 진로 교육에 대한 관심을 짐작하게 한다.
틔움관과 키움관, 이음관 등 3개의 주제관으로 구성된 이번 박람회는 학생들이 적성검사부터 직업 체험까지 한 자리에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틔움관에서는 적성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인기있는 부스는 아주자동차대에서 진행한 ‘드라이빙 시뮬레이션’ 체험과 서울산업정보학교의 목걸이 만들기. 학생들의 줄이 끊이지 않아, 30-40분씩 기다리고서야 체험을 해 볼 수 있었다.
키움관에서는 고입과 대입 등 입시상담과 진로상담, 학습 상담, 직업 상담이 이뤄졌다. 특히 항공기 조종사부터 보컬트레이너까지 평소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직업인에게 직접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이날 상담자로 참여한 김미진(32) 보컬트레이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질문부터 레코딩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아이들의 관심사가 다양한데 고민 중이거나 특이한 분야의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담을 받은 학생들도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날 대학 진학에 대한 상담을 받은 이지현·김지현(창문여중 3) 양은 “대학생 언니들이 내신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설명해줘 도움이 많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춘(배명고 1) 군 또한 “직업이나 진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곳은 특성화고와 대학 등 기관에서 직업 체험을 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한 이음관이다. 한쪽에서는 컵케이크과 칵테일을, 또 다른 곳에서는 로봇에 들어가는 전자회로칩를 만드는 학생들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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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들의 강연도 이어졌다. 첫 번째 멘토로 나선 이는 나승연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 나 대변인은 이날 강연장을 찾은 학생들에게 “길게 멀리 봤으면 좋겠다”며 “꿈 얘기를 많이 하는데 당장 꿈이 없어도 나중에 생길 수 있다. 여유있게 생각하되 다만 지금 이 순간에 열심히 해라. 그럼 길이 만들어진다. 지금부터 20년, 30년 후에 무엇을 할까에 대한 고민에 너무 빠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신영호(배명고 1) 군은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직업을 갖고 싶었는데 이번 강연이 진로를 생각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운영상 미흡한 부분이 드러나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전 신청을 받고 진행했는데도 한 번에 너무 많은 학생들이 몰려 제대로 된 체험을 하기 힘들었다는 것. 조효진(북서울중학교2) 군과 김홍비(명일중 3) 양은 “사람이 너무 많다”며 “다음에는 보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