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 내린 2258.60을 기록했다. 16개월래 최저치다.
올들어 나스닥 지수는 14% 하락해 세 대표 지수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52주래 최고치에 대비해선 21% 급락했다.
◇기술주 올해는 맥 못춰..나스닥 올들어 14% 하락
지난해 하반기 서브프라임 충격이 시장에 만연할 때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애플과 구글 등은 기술주 상승을 리드했고, 애널리스트들은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이들 기술주를 꼽는데 서슴지 않았다.
`아이폰` 돌풍을 이끈 애플 주가도 급상승, 2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한 해 동안 9.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서브프라임 부실과 신용위기 파장이 실물 경제를 해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기업이건 개인이건 정보기술(IT) 소비를 줄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IDC는 지난 연말 올해 전세계 IT 지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6.6%에서 5.5~6%로 낮췄다. 2007년 IT 지출은 6.9% 늘었다. 포레스트 리서치는 특히 미국의 IT 지출 증가율은 올해 5.2%에 불과할 것이라며 기존 6.4%에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제프리즈&Co.의 아트 호간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데 당신이라면 음식 보다 평면패널 TV를 사겠는가"라면서 "기술주가 성장 둔화에 더 변동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술주 엔진` 구글·애플이 먼저 헤맨다
기술주 랠리의 심장 역할을 했던 구글이 먼저 헤매고 있다. 구글의 시가총액은 올들어 3분의 1이나 줄었다.
한 때 구글 주가는 900달러까지 점쳐졌는데 현 주가는 그 절반 밖에 안된다. 지난해 11월 세운 사상 최고치 747달러에선 너무 멀어졌고, 오히려 52주래 최저치 437달러가 목전이다.
검색 광고 클릭 수도 줄어들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야후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애널리스트들의 목표 주가 하향이 잇따르는 등 구글은 사면초가 상황이다. 관련기사 ☞ `구글` 흔들린다..광고클릭↓+ MS 공격에 `고전`
그래도 아직까지 구글에 대한 낙관론이 자취를 감춘 건 아니다.
스탠포드 대학 경제학과 교수 마이클 오스트로브스키는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구글의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구글의 광고 모델은 꽤 양호하며, 장기간 아마 광고 매출을 잘 올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애플 주가도 이날 크게 밀렸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증권과 RBC 캐피탈 마켓 등이 목표가격을 낮췄고, 올 여름 공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3세대(3G) 아이폰 출시가 미뤄질 것이란 예상까지 나와 애플 주가를 끌어 내렸다. 관련기사 ☞ 애플 주가 급락..목표가 잇단 하향
이들과 더불어 기술주를 이끌고 있는 이베이 주가도 이날 1.93% 하락했고, 아마존도 3% 이상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