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경제부처 '모피아' 부활하나

박옥희 기자I 2008.01.11 11:14:37

강만수 간사 등 인수위 내 모피아 출신 대거 포진
참여정부 땐 라이벌 경제기획원(EPB) 출신 힘 받아

[이데일리 박옥희기자]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조각과 장관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명박 당선자가 `경제 대통령`을 자처하며 한반도 대운하 사업, 규제 완화, 투자 유치 등 각종 경제 정책에 힘을 싣어 큰 폭의 개편이 예고된 경제관련 부처 수장이 누가 돼 당선자와 손발을 맞출지 이목이 집중된다.
 
새 정부 조각 작업에서는 참여정부에서 `잘 나갔던` 옛 경제기획원계 인사들이 후선으로 물러나고, 이른바 `모피아` 라인이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과거 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는` 이명박식 인사 스타일에 따라 예상과는 다른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모피아, 그들은 누구?
 
모피아는 재무부(MOF)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예전 재무부 출신 인사를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만 해도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배출하는 등 요직을 두루 차지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들어 모피아 출신 주요 인사는 크게 줄었다. 국제금융국 출신인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 세제실장 출신인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 정도다.  
 
윤용로 신임 기업은행장과 박대동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도 이에 속한다.
 
반면 이들과 경쟁관계인 옛 경제기획원(EPB, Economic Planning Board) 출신 공무원들은 현재 주요 자리를 꿰찼다. 
 
한덕수 국무총리, 권오규 경제부총리, 전윤철 감사원장, 변재진 보건복지부 장관,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임상규 농림부 장관,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 윤대희 국무조정실장 등이 모두 EPB 출신.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여기 속한다.
 
◇인수위에 모피아 대거 포진..각료 `1순위`?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특위 공동위원장/ 윤진식 국가경쟁력강화특위 투자유치 TF 팀장/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 장수만 경제1분과 전문위원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 EPB는 밀려나고 재무부 출신들이 대거 기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예상이 나오는 것은 새 정부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그리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요직에 모피아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이 당선자와 함께했던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와 장수만 전문위원이 대표적. 강만수 경제1분과위 간사는 재무부 이재국장과 국제금융국장을 거쳐 재정경제원 차관을 지냈다. 그는 당선자의 대표공약인 '747'공약을 만들기도 했다.
 
사공일 국가경쟁력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1987년~88년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또 이용만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은 1991~93년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
 
경제1분과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 윤진식 국가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투자유치 TF 팀장도 재무부 출신이다.
 
윤진식 팀장은 2002년 재경부 차관을 지낸뒤 참여정부에서 초대 산자부 장관을 역임했다. 선거 때는 한나라당 경제살리기특위 부위원장으로 이명박 당선자의 각종 경제 공약을 만드는데 깊이 간여했다.
 
인수위 경제 1분과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진동수씨는 재무부 해외투자과장 출신으로, 재경부 차관을 역임했다. 차관 시절 남북 경협 해결 방안을 놓고 소신을 꺾지 않다 참여정부 실세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최근 기업은행장 공모에도 지원했으나 청와대가 자신의 후배를 내정한데 불만을 품고 스스로 거두기도 했었다.
 
최중경 경제1분과 전문위원은 모피아 세대의 막내급이다. 참여정부 시절 무리한 환율 방어 정책을 폈다가 정책 실패 논란 속에 세계은행 이사로 파견됐었다. 이 당선자의 최측근 실세인 정두언 의원의 경기고-서울대 동창이기도 하다.
 
당선자를 지근거리서 보좌하고 있는 임태희 비서실장은 재무부 외환정책과, 자금시장과 등을 거쳐 1999년 재경부 산업경제과장을 마지막으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인수위에 옛 재무부 출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 의원인 최경환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도 EPB 출신으로 한나라당 경선 땐 박근혜계로 분류됐다. 하지만 경선 이후 본선에서 선대위 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 총괄 간사를 맡으며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현 재경부 고위직 인적 구도는
 
현재 경제 사령탑인 재경부 내 주요 보직에는 김석동 제1차관, 임종룡 경제정책국장, 허용석 세제실장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EPB 출신으로는 조원동 차관보와 김영과 경제협력국장, 노대래 정책조정국장, 장건상 경제정책심의관, 안광명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 전략기획단장, 강호인 정책기획관 등이 있다.
 
조원동 차관보는 권오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EPB 대외경제조정실 과장으로 있을 때 사무관으로 데리고 있던 부하 직원이다. 현 '경제정책조정회'의 실무 주역으로 참여정부의 거시정책에 큰 역할을 했고, 유류세 인하 반대 등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과 상충하는 정책을 많이 입안하고 추진했다. 그럼에도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선출돼 관심을 끌었다. 조 차관보 역시 정두언 의원의 경기고-서울대 동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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