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수연기자] 신용카드사 CEO들이 올해 본격적인 영업 전쟁을 선언했다.
신용카드사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저마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가 마지막으로 부실을 털어내는 해였다면, 올해는 제대로 수익을 내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 `이 시점에 선두그룹에 들지 못하면 영영 마이너로 밀리고 만다`는 현실인식에선 절박함마저 엿보인다.
박해춘 LG카드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재무적 구조조정을 마무리 한 타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재개,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어느때 보다도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 "공공·관수시장을 100% 독점해야 하며, 이미 확보한 시장은 절대 경쟁사에게 빼앗겨서는 안된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홍성균 신한카드 사장도 " 지난해 외형적으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자산은 감소하고 회복세도 뚜렷하지 않은데 대부분의 수익이 리스크 관리 통한 연체율 축소로 달성됐다"며 " 영업력 확충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2006년에는 삼성과 LG, 두개의 대형 카드사가 각각 못다한 부실정리와 매각이라는 이슈에 얽매여 있는 동안 2위권 카드사들의 성장 경쟁이 불꽃튈 전망이다.
조흥은행 카드부문과의 통합을 앞둔 홍성균 신한카드 사장은 "업계 메이저로 부상해 독수리처럼 화려하게 날아갈 것인가, 마이너로 추락해 하이에나처럼 썩은 고기를 뜯을 것인가 두 갈래 길밖에 없다"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그는 또 "LG카드가 작년 한 해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고, 모은행에 합병된 국민카드, 외환카드가 합병 전에 버금가는 큰 수익을 거두었으며 우리와 비슷한 규모였던 현대카드와 롯데카드가 회원수와 매출규모에서 상당히 앞서가고, 올해 대대적인 공격영업을 펼쳐 대형카드사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며 "경쟁사를 보면 더 큰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역시 다르지 않다. 따로 시무식을 하지 않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종무식 등을 통해 "이미 10% 대를 넘어선 신용판매 점유율을 확대하고, 지난해 흑자 전환한데 이어 올해는 본격적으로 의미 있는 수익을 한번 내보자"고 밝혔다.
반면 경쟁사들에 비해 아직도 무거운 대환자산의 짐을 지고 있는 삼성카드 유석렬 사장은 채권회수 노력을 강조했다.
유 사장은 "신용위기 이후 3년동안 채권회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회사 정상화에 큰 힘이 됐다"며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는 해도 경우에 따라 조금만 방심하면 큰 규모의 부담을 안을 수도 있는 상황으로, 채권회수효율을 극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구조조정에 경영력을 집중해 왔지만 이제부터는 각 사업부문을 수익성 높은 사업구조로 만드는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